코로나19 팬데믹으로 떠오른 국제적 화두가 '공급망'이다. 코로나19 확산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비대면 문화를 확산시켰고, 물류와 배송 수요가 폭증했다. 물류 수요의 폭증은 운송요금의 급등을 초래했고, 국제적인 공급망 위기를 맞게 됐다.
공급망 위기는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됐고, 국제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위협하는 원인이 됐다.
▲물류 연계로 통합물류체계 구축해야 경제의 지속가능성 높아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통합물류로 공급망을 혁신해야 한다.
국제해상컨테이너운임지수를 대표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016년4월 400에서 코로나19팬데믹 이후 급등하면서 지난해 7월에는 2009년12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4000을 넘겨 10배 이상 올랐다.
올해 초에는 SCFI가 5100을 넘기면서 사상최고를 기록하는 등 폭등세 이후 비수기를 지나면서 완만한 하향안정세를 보여 지난 주에는 4248.71을 기록했다. 비수기라지만 여전히 기록적으로 높은 수치다.
중국 춘절 이후 비수기인 3월이 지나면 해운수요가 다시 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달부터는 운임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식량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와 물류 지도가 재편되고 있어, 공급망 혁신은 더욱 불가피한 상황이다.
ESG경영 강화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도 공급망 혁신의 중요한 열쇠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공급망의 탈탄소화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또한 공급망 혁신을 통해 물류 비용은 낮추고 효율은 높여야 한다. 경제와 사회의 중요한 인프라인 공급망 경쟁력 강화는 누군가에게는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공급망의 의사결정체계를 보다 투명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각 경제주체가 보다 정확한 예측과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 물류·공급망의 핵심...해양·수산과 연관성 없는 다른 산업
최근의 물류는 도로망, 철도망과의 연계성이 강조된다. 모든 물류의 목적지는 항구가 아니라, 육상의 어느 지점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해무청과 수산청을 합쳐 만들어졌다. 이후 이명박정부에서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해체됐다가 2013년 박근혜정부에서 복원됐다.
최근의 물류는 복합화되는 추세다. 공간적 개념의 바다로 한정된 해양수산부가 해운을 맡게되면, 이같은 국제적 추세를 쫓아가기 힘들다. 복합물류체계 구축이 늦어지면 국가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민영화를 통한 기민한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미래 물류 수요증가에 대비하지 않으면 공급망 위기는 언제든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물류전문가인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겸임교수는 "향후 해운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DHL, 머스크 등이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보여주듯이 해운과 물류를 더욱 전문화·대형화하고 선·화주와 물류기업의 결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도로망, 철도망, 항공망과 연계되는 물류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도로, 철도, 공항을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해운을 함께 맡고 해양수산부는 해양정책과 수산정책만을 담당하는 것이 공급망 혁신을 위해 필요하다.
구교훈 교수는 "도로, 철도, 항구, 공항 등 인프라 구축은 국토부가, 교통·물류를 전담하는 정부기관을 신설해 운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수부, HMM 사상최대 이익에도 미래 위한 투자도 민영화 의지도 없어
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대표이사 김경배)은 2020년 9808억원, 지난해 7조377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올해도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증권가(에프앤가이드)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HMM은 경쟁해운사들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것과는 달리 막대한 현금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다. 지난해 외화환산손익만 4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지난달 2일 “공적자금 투입 후 HMM 같은 성공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민영화는 여건 조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2~3년은 더 경영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사실상 민영화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
이미 정부가 투입했던 공적자금을 회수하고도 남을 만큼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2~3년 후에는 도저히 민영화가 불가능할 만큼 많은 현금을 보유할 것이 당연시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HMM은 오는 28일 3000억원 규모의 주주배당을 할 예정이다. 경영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해진공은 각각 600억원 정도의 배당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산업을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부처이기주의를 달성하겠다는 속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산은(20.69%)과 해진공(19.96%)이 보유한 지분은 공적자금 상환을 거절하고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불건전한 행위'로 규정한 방법으로 늘린 지분이다.
여기에 이동걸 회장과 해진공은 남아 있는 2049년 이후 만기인 2조6800억원 규모의 채권(CB, BW)도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을 7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분을 늘리지 않더라도 해마다 3%의 이자를 지급받고 있다. 그러니 공적자금 상환을 받지 않는 것이 기관 평가에 유리한 셈이다.
김경배 HMM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취임하면서 "주주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엄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해나겠다"며 "글로벌 톱 클래스 선사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갖춰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경배 대표가 최대주주인 산은과 올해부터 단독관리를 맡은 해진공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다음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공급망 혁신'의 관점에서 해운을 해수부와 산은에서 분리해 보다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결정을 할 수 있도록 김 대표를 도와줘야 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