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투자 열풍 타고 기대 모았으나 조악한 구성과 내용으로 중고 가격 폭락
무상 증정된 기념품 NFT이지만, 충분한 의미 부여되지 않은 NFT의 투자 위험성 보여준다는 지적 제기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 예약 구매자를 대상으로 증정한 NFT(대체불가능한 토큰)가 조악한 구성으로 거래 가격이 폭락하며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예약 구매를 한 ‘충성 고객층’에게 증정하는 첨단 기념품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내용물이 너무 빈약해 고객 만족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투자 가치를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인 쎄타랩스와 협력해 올해 2월부터 3월 말까지 갤럭시 S22를 예약 구매한 소비자에게 NFT를 제공했다. 이번 이벤트는 기간 내 신청을 하면 쎄타랩스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가 문자로 전송되고, 이를 통해 쎄타랩스 서비스인 쎄타드롭에 가입하면 NFT가 든 박스가 생성된 후 4월 1일 박스에 든 디지털콘텐츠가 공개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이번 이벤트는 NFT 투자 열풍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거래가 불가능하며 금전적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쎄타랩스와 삼성전자의 공지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콘텐츠가 공개되기도 전에 링크가 담긴 문자가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 1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갤럭시 S22의 마케팅이 효과를 거둔 것은 물론 블록체인과 스마트폰의 성공적인 제휴 사례로 자리 잡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4월 1일 박스의 내용물이 공개되며 상황은 급변했다. 화려한 ‘예고편’과 달리 정작 디지털콘텐츠는 갤럭시 스마트폰 화면에 무작위로 선정된 앱 아이콘 4개가 떠있는 이미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기념품으로 제공된 NFT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어떤 의미나 재미를 찾기 어려운 내용물에 소비자들은 “기대 이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는 공개 이후 실망감을 토로하는 게시물과 댓글이 쏟아졌다. 관련 게시글에는 “첫날 링크 받고 빨리 판 사람이 승자”, “미안해서라도 삼성이 다시 사갔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당연하게도 초반의 뜨거웠던 시장 분위기가 역전되며 가격은 물론 거래량 자체가 급감했고, 현재는 거래 자체가 거의 끊긴 모양새다. 온라인에는 ‘잭팟’을 기대했던 예약 구매자들의 “차라리 그때 팔았어야 했다”는 자조 섞인 후회가 이어지고 있다. 며칠 새 가치가 완전히 폭락하며 소비자들에게 박탈감만 선사한 것이다.
물론 애초에 삼성전자와 쎄타랩스가 밝힌 것처럼 이번 NFT는 거래를 목적으로 한 상품이 아니라 일종의 기념품으로 제공된 것이다. 때문에 갤럭시 S22 제조사인 삼성전자에 NFT의 거래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하지만 완성도가 떨어지는 선물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예약 구매까지 한 열성 소비자들을 오히려 아쉽게 해 ‘안 주느니만 못한’ 결과가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렵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NFT 투자의 위험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와 관련한 NFT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고, NFT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남겼다는 후기가 다수 나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NFT 투자가 유행하고 있지만, NFT는 실용적인 가치를 갖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가장 큰 손실을 본 이들은 NFT 공개 전 ‘대박’을 꿈꾸며 비싼 값에 문자를 사들인 사람들인 만큼 이번 사태를 이러한 위험성이 실현된 사례로 볼 수도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NFT가 미래 먹거리인 것은 맞지만, 무조건 값이 오를 것이라고 믿으며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경향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