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관계자 "지금까지 계약금의 이자는 지급해 본 적 없어"
- 소비자원 "계약금의 이자 미지급은 분명한 문제...사업자와 컨택할 예정"
- 현대차 본사 "100% 지급되는지는 확인 어려워...요청하면 지급"
현대자동차가 소비자와의 신차 계약을 파기하고도 소비자에게 위약금이나 손해보상금은 커녕 이자조차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소비자에게 차량을 판매할 때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파기하는 경우 계약시 소비자가 지불했던 계약금만 돌려주고 있다.
문제는 현대차에 의해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에도 당초 지불했던 계약금만 소비자에게 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카마스터(자동차 딜러)가 "계약을 해지하시면 차가 나오기 전까지 무조건 계약금을 100% 환불해드린다"라고 하는 말에 현혹돼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조차 못해 손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까지 차량 연식변경이나 차량 가격의 변동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하시는 분들은 많았지만 이자를 지급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갑의 통지를 받은 후 7일 이내 계약이 해지된 부분에 대해서도 이자 및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한 적이 없냐고 묻자 그는 "본사에서 고객에게 입금을 하면 우리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고객분이 얼마를 받으셨는지 알 수 있다. 금액 올라간 당일이나 다음날 등에 해지한 경우는 수도 없이 많지만, 10만원(계약금)에 이자가 붙은 금액을 돌려드린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차량 구매시 작성하는 자동차 매매 계약서의 '계약조항 제1장 일반조항 제2조 3항'에 따르면 '자동차의 설계·사양의 변경등으로 계약시 기재 내용대로 자동차의 인도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갑(현대차)은 을(매수인)에게 변경된 사양의 자동차 내역(차종, 색상, 선택사양, 변동된 자동차 가격 등 거래조건) 및 계약해제 여부에 대한 효과를 통지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중요한 조항은 제2조 4항이다. 여기에는 '을은 제2항, 제3항에 따라 갑의 통지를 받은 후 7일 이내에 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갑은 을로부터 이미 지급 받은 금액 및 지급받은 날부터 반환일까지 상사법정이율{갑이 받은 금액 X 갑이 대금을 보유한 일수/365 X 6/100에 의한 이자}에 의한 이자를 을에게 반환한다. 또한 제 3항의 사유로 인한 해제시에는 약정한 위약금 또는 민법 제393조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지급한다' 라고 버젓이 적혀있다.
계약서대로라면 현대차는 소비자가 신차의 출고를 기다리는 도중에 차량 연식변경 등의 이유로 계약이 파기하는 경우 소비자에게 계약금과 상사법정이율에 해당하는 이자, 그리고 약정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현대차가 계약서대로 이행하지 못해 계약이 파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요건을 충족시킨다면 이자를 지급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계약 파기하는 소비자분께 단 한 번도 이자를 드려본 적이 없다. 그렇게 하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소비자가 있지 않겠나. 현대차가 이자까지 드릴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반문했다. 실제로는 현대차가 부당 이익을 취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는 해당 내용이 계약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제2조 4항을 보여주며 "이자를 드릴 필요가 있다고 적혀있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그는 "그렇긴 한 것 같다. 하지만 드린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상하다. 본사에 좀 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이 부분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 소비자원 관계자는 "계약서보다 높은 금액으로 차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자 및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에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 해당 부분은 접수를 통해 사업자와 컨택하는 방향으로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다만, 문제점 개선의 여지가 없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사업자들은 다 알고 있으면서 '개선하겠습니다' 라고만 하고 끝나기도 한다. 조금 개선되거나, 아예 처리가 안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상황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신차 계약서에) 계약금에 이자 및 위약금 손해배상금을 소비자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줄은 모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라며 놀람을 표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지금까지는 관행으로 그냥 계약금만 돌려줬던 거다. 그런데 사실 계약금이 모여서 발생하는 이자가 적지 않다.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인데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처럼 1년 반씩 기다리다 보면 이자의 액수가 누적이 된다. 엄청난 금액이다. 계약서 상에 나와 있는 부분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엄밀한 의미로는 횡령이다"고 말했다.
해당 부분과 관련해서 현대자동차 담당부서에 직접 확인해봤다. 확인 결과 "연식 변경 등의 이유로 해지하게 되는 경우 이자까지 지급해야 하는건 계약서상 맞다. 하지만 (이자 지급의 경우) 100% 시스템화 돼있지는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카마스터가 이자까지 모두 지급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몇 번 전화를 받아서 요청하시는 분에게 이자를 지급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라고 답했다.
위약금 및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해서 소송이 진행 되면 민법상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현장에서 잘못 처리된 게 있으면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저희가 취급할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