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행동주의 ETF, 첫 해 성과는…ESG 주주제안 80%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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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행동주의 ETF, 첫 해 성과는…ESG 주주제안 80% 지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6.07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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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넘버원, 작년 첫 행동주의 ETF 출시
올 주총서 환경, 사회제안 80% 넘는 지지
엑손모빌 탄소배출량 공개 반대에 비판도
[출처=엔진넘버원]

전 세계 첫 행동주의 ETF(상장지수펀드)의 한 해 성적표가 나왔다. 올 주주총회에서 미국 투자회사 엔진넘버원이 운용하는 ETF는 환경·사회 관련 주주제안에 80%가 넘는 지지를 보냈다. 50%를 밑돈 지지를 보낸 블랙록 등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다. 다만 핵심사안에 대해선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을 보이며 환경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행동주의 ETF ‘VOTE’, 올해 환경·사회 제안에 80% 지지


6일 종가 기준 '더 엔진넘버원 트랜스폼 500' ETF 최근 1개월 수익률 추이. [출처=구글파이낸스]

엔진넘버원은 지난해 첫 행동주의 ETF를 출시했다. ‘더 엔진넘버원 트랜스폼  500(The Engine No.1 Transform 500) ETF’로 티커명은 투표를 뜻하는 ‘VOTE’다.

ETF는 미국 상위 500대 기업에 투표한다. 여기까진 일반 ETF와 비교해 특별한 게 없다. 차이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통해 투자기업에 ESG 경영을 촉구한다는 점이다.

엔진넘버원 마이클 올리어리 매니저 이사는 “우리의 아이디어는 단순히 500대 기업을 보유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보유함으로써 ESG 투자자가 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포부로 출범한 ETF는 올해 주주총회 시즌을 통과하며 첫 성적표를 안게 됐다. 이번 주총에서 펀드는 환경, 사회 관련 ESG 안건에 총 83% 지지했다. ESG 투자자를 자처한 블랙록이 지난해 40%에 가까운 지지를 보낸 것과 대조적이다.

구체적으로 엔진넘버원은 지난 25일 열린 엑손모빌(Exxon) 주주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감축, 정치기부금 투명성 등에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4건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자세한 투표내용은 홈페이지에 별도로 공개하고 있다.

1일 기준 펀드 순자산은 3억5000만 달러(약 4500억원)로 최근 6개월 사이에 50% 넘게 늘었다. 포트폴리오에는 애플(6.51%), 마이크로소프트(5.71%), 아마존(3.05%) 등이 담겨있으며 6일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55%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3.26%)를 소폭 웃돈다.


핵심제안에는 한 발 물러선 모습 보이기도…“퇴보적” 비판도


엔진넘버원이 지난 25일 엑손모빌 주주총회에 오른 7개 주주안건(이사회 선임 제외) 중 4개 안건에 대해 지지했다.  [출처=Engine no.1]

다만 83%라는 성적표 뒤에도 아쉬운 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핵심적인 안건에 대해선 모두 한 발 물러섰다는 비판이다. 특히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에게 공급망 탄소배출량(Scope 3)을 공개하라는 주주제안에 반대하며 논란이다.

해당 주주제안을 낸 환경단체 팔로우디스(Follow This) 마크 반 바알 대표는 이를 두고 “설명할 수 없는 유턴”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엔진넘버원이 엑손모빌에게 Scope3 배출량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적 있기 때문이다.

엔진넘버원과 엑손모빌의 인연은 유명하다. 지난해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켐페인을 벌였고 대형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그 결과 0.02% 지분만으로 엑손모빌 이사 3명을 교체해냈다.

엑손모빌에 기후대응을 촉구하며 이사회를 꿰찬 엔진넘버원이 관련 안건에 반대한 점을 두고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엔진넘버원과 대조적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 NBIM과 캘리포니아 공적연금 캘퍼스는 이 지지안에 찬성했다.

엔진넘버원 측은 “에너지 기업은 소매기업과 다르게 짧은 기간 내에 공급망 탄소배출량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해명했다. 엔진넘버원은 또 다른 에너지기업 쉘(Shell) 주총에 오른 동일제안에서도 반대를 표했다.

엔진넘버원 뿐 아니라 블랙록, 뱅가드 등 최근 대형투자자들은 전통에너지 기업에 우호적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들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으며 기후대응 동기가 떨어진 이유가 크다. 6일 기준 엑손모빌 주가는 연중 55.56% 올랐다.

팔로우업 마크 반 바알 대표는 “불행하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난이 일어나고 이들 기업이 거대한 이익을 보며 투자자들의 심리는 변했다”고 설명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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