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터. 그러나 누구나 한 번은 죽는다. 그것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죽음에 대해 생각들 해볼 게다. 어떻게 죽는 것이 가장 값질까. 그것 역시 정답은 없다. 죽음을 많이 지켜본 호스피스 병동 의사의 인터뷰 기사를 봤다.
그는 가장 의미 있는 죽음으로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는 사람을 꼽았다. 평상시대로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아프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리듬도 깨질 수밖에 없다. 그것을 극복해야만 평소처럼 지낼 수 있다. 죽음. 누구든지 대비는 해야 한다.
27일 발표된 통계청 인구 관련 조사 중 자살률이 눈에 띄었다. 부끄러운 수치였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자살률 1위라는 것. 그것도 압도적으로 1위였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만 3352명으로 전년대비 157명(1.2%) 증가했다. 하루 평균 36.6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자살률은 26.0명으로 전년대비 0.3명(1.2%) 증가했다.
자살은 전체 사망원인 가운데 5번째를 차지한다. 여성의 경우 지난해 사망원인 가운데 7위로 전년대비 순위가 한단계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10대부터 30대까지는 자살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고, 40대와 50대에서도 사망원인 순위 2위로 나타났다. 10대 자살률은 7.1명, 20대는 23.5명으로 전년대비 10.1%, 8.5% 증가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10대와 20대의 자살률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이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70대의 자살률도 41.8명으로 전년대비 7.7% 증가했다. 다만 70대 자살률의 증가는 전년도 자살률(38.8명)이 감소했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성별로 보면 자살률은 남성(35.9명)이 여성(16.2명)보다 2.2배 높았다. 다만 지난해에는 여성 자살 사망자가 남성 자살 사망자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남성 자살 사망자수는 9193명으로 전년대비 1.1% 증가했고, 여성 자살 사망자수는 4159명으로 1.4%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을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수)로 비교하면 OECD 평균 11.1명에 비해, 한국은 23.6명으로 집계됐다. OECD 평균 자살률보다 우리가 2배 이상 높다. OECD 비교 대상국 중 자살률 20명대는 한국과 리투아니아(20.3명)뿐이다.
자살은 죄악이다. 정부가 자살률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우기 어려울 게다. 스스로 결정해 그 같은 극단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10대나 20대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사회의 무관심도 한몫 거들지 모른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