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운임 일몰제 연장 부담액 연간 2.75조원?...올해 2번 파업으로 4년치 까먹었다는 논리"
올해 두차례의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10조4000억원을 넘는다는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한경연)의 주장이 과장된 수치라는 물류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는 최근 통계조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한경연은 1981년 설립된 민간정책연구기관으로 정부 산하 기관은 아니다.
구교훈(물류학 박사)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부 겸임교수는 22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경연이 추정한 손해액 10조4000억원을 안전운임제 적용대상인 컨테이너차주와 BCT차주 약 3만5000명으로 나누면 1인당 2억6000만원씩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라며 "이는 안전운임제로 인한 약 20만원의 추가 운임을 화주가 지불하는 경우 4.3년간(2억6000만원÷20만원÷월 25회÷12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정도 금액이라면 차주들은 과속, 과로, 과적하지 않고도 운송할 수 있는 수준의 운임을 4년 이상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이어 "또한 한경연은 안전운임제 일몰을 연장하면 연간 2조7500억원의 부담이 생긴다고도 주장했는데, 그렇다면 안전운임제 연장에 따른 화주부담액 약 4년치를 이번 총파업으로 까먹었다는 억지논리"라면서 "이는 이번 총파업과 관계없이 안전운임 일몰제를 연장하거나 폐지 후 신설했더라면 4년치 화주부담을 피할 수 있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지난 18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통계조작은 국정농단"이라며 "국가정책은 상당 부분 통계에 근거해 결정된다. 따라서, 정책결정의 근거가 되는 통계가 왜곡되면, 국가정책이 왜곡되고, 그 결과는 국민의 고통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경연은 앞서 지난 16일 "올해 두 차례의 화물연대 파업이 한국경제에 약 10조4000억원의 직·간접 손실을 미쳤다"며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시 향후 연간 2조7000억원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화물연대 파업과 안전운임제 연장 및 확대의 경제적 비용 보고서'를 통해 "지난 6월과 최근 있었던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타이어 등 부문별 직접 피해규모(5.8조원)를 산출하고, 그로 인한 간접적 경제손실 규모까지 추정한 결과, 파업으로 인해 10.4조원(GDP의 0.52%)의 직·간접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투자는 0.32%, 수출은 0.25%, 고용은 0.17%씩 각각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발표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