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한 가운데, 이제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합병 완료 시기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외 경쟁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2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자신감을 보인 ‘연내 합병 완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해외 경쟁국의 검토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합병 승인을 내주면서 이를 계기로 남은 국가들도 심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국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매끄러운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딴지를 걸 수도 있다는 말도 있었는데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국 당국의 결정이 남은 해외 국가들의 심사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하고 이후 약 2년간 중국 당국인 시장총국의 심사를 받았다. 중국 당국은 두 기업이 결합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일부 노선에 독점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양사의 중복 노선 중 한국과 중국이 경쟁 제한을 우려한 노선 9개에 대해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항공사가 있다면 슬롯 이전 등을 통해 이를 지원하겠다는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튀르키예, 대만, 베트남 등의 기업결합 승인 또는 심사 종결 결정을 받았다. 

이제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EU, 일본, 그리고 임의 신고국가인 영국의 합병 승인만을 남겨 놓은 상태다.

영국의 경우 지난 11월 시장경쟁청이 심사를 유예하고 나섰지만 이후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안을 수용하고 곧 확정할 예정으로 전해져 사실상 미국, EU, 일본의 결정만이 남은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상대국에서 일부 노선에 대해 독과점을 우려하면서 이를 해소할 방안에 대한 조건을 세우고 있다”며 “해외 경쟁 당국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기업결합 마무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