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저축은행 등급전망 "부정적"
저축은행협회, 신년사 통해 "부동산PF대출 연착륙 지원"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면서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신용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한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화 등의 원인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최근 3년 새 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이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의 부동산PF 규모는 10조6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은 75.9%에 이르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회수불능인 부실채권 잔액도 1년 사이 1천억 가까이 늘어 1조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저축은행이 지난 3년간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대출잔액을 늘려가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며 “급격한 금리상승과 빠르게 얼어붙는 부동산 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PF대출과 브릿지론을 통해 부동산 호황기엔 상대적으로 적은 리스크로 수익성을 챙겼으나 최대 리스크로 돌아온 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저축은행 업계의 산업전망을 '비우호적',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진단하며 저축은행업권의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 저축은행 PF부실사태와 비교하면 위험은 아직 낮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곽수연 한신평 연구원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브릿지론˙PF) 비중이 높은편이며, 부동산금융의 양적, 질적 위험이 코로나 기간동안 3.5배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비아파트 비중이 85%, 후분양이 65% 등으로 분양위험이 높고, 낮은 시공사 신용도 및 신탁사 책준 비중을 감안시 시공위험 또한 높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대출부분도 신용대출 위주이기 때문에 건전성 저하가 예상된다”며 “다중채무자 비중이 약 76%, 그중 저신용자 비중이 50%에 달하는 등 전반적인 차주신용도 열위이다””고 덧붙였다.
다른 기업 평가기관들 또한 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의 위험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도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담보가치가 떨어지면서 자금시장 경색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런 국면이 장기화한다면 부동산PF부실이 심화하면서 자금력이 약한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PF대출 연착륙을 지원하고 저축은행 유동성 관리 및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해 변동성이 커져가는 국내 금융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