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위기설이 돌던 크레디트스위스(CS)를 UBS가 합병하기로 했다. CS는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추가 출자를 거부한 이후 유동성 위기가 확대하면서 CDS프리미엄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사상 최고지인 835.9bp를 기록하는 등 재무 건전성 문제가 고조됐다. 주말 간 UBS는 CS를 매입하기로 극적 합의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CS를 살리기위해 200조원에 가까운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황을 볼 때 대마불사라는 말이 떠오른다"며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와중 달러 스왑 계약 등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은 엇박자가 나는 것처럼 보다"고 말했다.
2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UBS는 최초 10억 스위스프랑 (주당 0.25스위스프랑, 지난주 금요일 종가 1.86스위스프랑) 규모로 인수를 제시했지만, CS가 가격이 너무 낮아 주주와 직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이를 거절하면서 최종적으로 30억 스위스프랑에 인수 (주당 0.75스위스프랑) 하기로 결정됐다.
구체적인 인수 조건으로 UBS는 SNB (스위스중앙은행)로부터 1천억 스위스프랑의 유동성 공급을 받고, 특정 포트폴리오에 대해 50억 스위스프랑까지는 UBS가 손실 후 90억 스위스프랑은 정부로부터 손실 보전받기로 했으며 160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CS의 AT1 (Additional Tier 1) 상각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연준은 달러 유동성 공급의 일환으로 BOC, BOE, ECB, BOJ, SNB에 주 1회 제공하던 통화스왑을 매일 공급하는 것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달러 조달이 다소 어려워졌는데, 이를 완화하려는 조치로 보다.
KB증권 임재규 연구원은 "미국 중소형 은행들은 FDIC (미국 연방 예금보험공사)에 향후 2년간 예금 규모에 상관없이 예금액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며 "FDIC가 중소형 은행들의 요구대로 금액에 상관없이 예금액을 보호해줄 경우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유동성 리스크는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다소 완화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3월 FOMC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지표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3월 FOMC에서 빅 스텝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은행 유동성 위기로 25bp 인상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CS의 AT1(additional tier 1) 채권 약 160억 스위스프랑(약 22조5000억원) 규모의 가치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돼 유럽 채권 시장에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금융청(FINMA)이 CS의 채권 가운데 160억 스위스프랑 규모 신종자본중권 AT1을 모두 상각 처리했다고 표명하면서 회계상 손실처리로 채권 가치를 보전받을 수 없게 됐다.
상각된 CS의 채권 규모는 유럽 AT1 시장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기존 최대 상각 규모인 2017년 스페인 포플라르은행의 13억 5000만유로와 비교하면 약 10배가 넘는 규모이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