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의 급격한 점포 폐쇄를 놓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금융회사의 급격한 점포 폐쇄로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점포를 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의 실효성을 제고하겠다고 했다. 이에 은행권이 이를 고려해 오프라인 점포 수 부족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지를 놓고 관심이 모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은행들이 과도하게 점포 수를 줄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많은 고객들이 오프라인 점포 수 부족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어 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3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이복현 원장은 이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등과 함께 영등포에 위치한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 개설식에 참석해 디지털 전환 가속으로 국내 은행의 점포 수가 지속해서 줄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복잡한 금융거래 특성상 소비자들의 대면 거래 수요가 있고 점포 폐쇄가 지역사회나 고령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급격한 점포 폐쇄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당국 모두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은행의 고령층 특화 점포 개설은 디지털 소외계층인 고령층에게 특히 반가운 일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감원도 특화 점포 개설, 공동점포 운영 등 점포 폐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은행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점포 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등 소비자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원장은 최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상생 금융 발표가 이어지는 것을 놓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고금리 시대에 은행이 대출금리 인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을 확대하면 은행의 평판 제고, 고객 기반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는데 현재까지 우리 금융시장 및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금감원은 금융시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유동성을 점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복현 원장이 은행권의 상생금융을 어느정도 인정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은행권에 대한 비판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아직 대외적인 리스크가 큰 만큼 은행권 역시 상생금융 뿐만 아니라 건정성 및 유동성 관리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