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판매채널 GA, 외형만 성장 내부통제는 취약’...금감원 보험대리점·설계사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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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판매채널 GA, 외형만 성장 내부통제는 취약’...금감원 보험대리점·설계사 제재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8.0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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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보험대리점 12곳 2억8480만원 과태료 부과
수수료 타인 지급 등 불법행위, 불완전판매 대거 적발
보험영업의 대면채널 시장지배력이 다양한 상품 취급이 가능한 GA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출처=Unsplash]<br>
보험영업의 대면채널 시장지배력이 다양한 상품 취급이 가능한 GA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출처=Unsplash]<br>

최근 보험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독립 보험대리점(GA)의 문제가 드러났다. 일부 보험대리점과 보험 설계사들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으면서다. 이들은 보험 판매 시 불법으로 수수료를 주거나 소비자에게 불완전판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감독원은 보험대리점 12곳에 총 2억84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1곳에는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대리점 소속 설계사 35명에게는 업무정지 30일 혹은 최대 560만원의 과태료를 통보했다. 임원 4명은 문책 경고 또는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이는 수수료 지급 금지 규정을 위반하거나 보험계약 모집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또 보험을 판매하고자 설계사가 아닌 사람에게 모집 수수료를 지급한 경우 등이다.

가장 많은 과태료 처분을 받은 건 제이앤지법인 보험대리점이다. 2018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유니버설 종신보험 등 1183건의 생명보험 계약 모집과 관련해 소속 설계사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총 2억7000만원 규모의 수수료를 제공했다. 설계사 12명은 2018년 7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생명보험 계약을 모집할 때 고객에게 불완전판매를 하기도 했다. 이에 2억24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제이앤지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 수 94명이 소속됐으며, 생명보험사 6곳, 손해보험사 3곳과 계약을 맺은 소규모 대리점이다. 

더베스트금융서비스 대리점은 2019년 3월부터 2년 동안 총 4352건의 보험 모집과 관련해 다른 사람에게 1억4830만원의 모집 수수료를 줬다. 인포유금융서비스는 타인에게 가장 많은 모집 수수료를 지급했다. 2020년 실손의료비보험 등 2885건에 계약 모집에 관해 지불한 모집 수수료 금액은 3억7880만원이다. 

더베스트금융서비스는 작년 말 기준 설계사 1592명, 계약 체결사는 생보 20곳, 손보 13곳에 달하는 대형 보험대리점이다. 인포유금융서비스도 설계사 수 957명을 보유한 대형 보험대리점으로 생보 21개사, 손보 11개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문제는 불법 수수료 지급에 그치지 않았다. 불완전판매를 이행한 설계사도 있다. 스카이에셋 대리점 설계사는 2019년 건강보험 등 2건의 보험을 모집하면서 중요사항을 보험사에 알리는 고객의 권리를 침해했다. 인크로이금융서비스 설계사는 2018년 암보험 등 2건의 보험계약 모집 시 고객의 자필 서명 대신 자신의 서명을 작성하기도 했다.

독립 보험대리점은 한 보험사의 보험 상품만을 판매하는 전속대리점과 달리 각 회사의 다양한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상품을 판매한다. 이러한 보험대리점은 주요 판매채널로 부상했다.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임희연 수석연구원은 “2024년 GA 시장 규모 8.5조원, 2025년 9조원으로 예상되고, GA 신계약 규모는 2024년 6344억원, 2025년 6661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원수사들의 CSM(보험계약서비스 마진) 확보를 위한 신계약 판매가 공격적이다. 적극적인 영업과 높아진 수당, 매출 이연 인식에 따라 당분간 GA들의 성장 지속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더욱 커지는 구간이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보험대리점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부정적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대리점은 내부통제가 취약하고, 교육체계 등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또 부실 판매에 직접 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 현행 법 체계로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편이다.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김창호 입법조사관은 “대형 GA는 중소형대리점간 연합체인 지사형이 많아 본점의 통제기능이 약하고, 자사형 GA도 본점 내 관리 체계나 인력이 부족해 내부통제가 취약하다”며 “GA 소속 설계사는 다수 상품 비교가 가능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됨에도 판매 상품 교육체계가 미흡하다. 또 높은 수수료를 받기 위해 보험계약을 매집하는 경우가 많고, 과정에서 허위계약 등 불건전 영업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완전판매 우려도 크다. 지난 하반기 기준 대형 GA 불완전판매 비율은 0.05%다. 전년 대비 0.04%p 개선됐지만 이는 500인 이상 대형 GA 기준이다. 다른 중소형 설계사들의 영업 방식과 내부통제는 그대로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행 법도 불완전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보험업법 제102조는 보험계약자에게 부실판매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GA에서 모집한 보험계약이라도 보험회사에서 1차적 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보험 불완전판매로 지에이코리아, 인카금융서비스, 메가 등 다수의 GA들은 금감원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 소비자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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