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범죄 온상됐네" 국민은행에 이어 대구은행까지 뚫렸다...책무구조도 도입 가속화?
상태바
"금융범죄 온상됐네" 국민은행에 이어 대구은행까지 뚫렸다...책무구조도 도입 가속화?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08.11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공개 정보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직원 적발
고객 몰래 계좌를 추가 개설하기도
연 10건 이상 꾸준히 금융범죄 발생
"책무구조도 도입해 책임소재 명확히 해야"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은행권이 각종 금융 범죄로 얼룩지고 있다. 직원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주식으로 부당한 수익을 올리는가 하면 고객 몰래 계좌를 개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은행들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자 동분서주하지만 효과가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책무구조도를 도입해 고위 임원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내부통제가 제대로 발휘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통제를 하고는 있으나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제도를 보완하고 직원들의 윤리를 제고해 사건 발생을 방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개되지 않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를 통해 거액을 편취한 KB국민은행 직원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일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공동 조사를 통해 증권 업무를 대행한 국민은행 직원들이 연루된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들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 중 61개 상장사의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무상증자 규모·일정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다.

본인과 가족 명의로 정보공개 전 대상 종목 주식을 매수하고 무상증자 공시로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총 66억원 규모의 매매 이득을 취득했다.

일부는 타 부서 동료 직원과 가족·친지·지인에게 무상증자 계획을 전달하고 총 61억원 규모의 부당 이득을 취득하게 했다. 이것으로 본인과 타인을 통해 취한 매매 이득은 127억원에 달했다. 

금융 범죄는 시중 대형은행에 국한되지 않았다. DGB대구은행에서 일부 직원들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불법으로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당국에 적발됐다. 금감원은 10일 대구은행 직원들이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는 혐의를 인지하고 최근 검사에 착수했다.

대구은행 일부 지점의 직원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작년 1000여건이 넘는 고객 문서를 위조했고 이를 토대로 증권 계좌를 만들었다. 이 직원들은 내점한 고객을 상대로 증권사 연계 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후 계좌 개설 신청서를 복사해 고객의 동의 없이 같은 증권사의 계좌를 추가로 하나 더 만들었다.

은행권 내부에서 터지는 비위 행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권 횡령사고 건수는 111건, 횡령액은 944억1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횡령 건수는 2017년 10건, 2018년 19건, 2019년 19건, 2020년 19건, 2021년 14건, 2022년 21건, 2023년 상반기까지 9건을 기록해 꾸준히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책무구조도의 개념도.[자료=금융위원회]
책무구조도의 개념도.[자료=금융위원회]

 

시중 은행에 내부통제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에는 본부감시부, 올해 초에는 검사본부를 신설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작년 상반기 준법지원부 내에 상시감사조직을 만들고 감사인력을 늘렸다. 

은행권이 내부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음에도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자율성에 기대지 말고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책무구조도를 도입해 임원들의 책임을 명확히 한다는 것이 골자다. 

책무구조도란 임원이 담당하는 구체적인 책무를 지정해 문서화한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내부통제 책임이 있는 임원을 특정할 수 있고 징계 및 처벌이 가능하다. 책임 여부를 명확히 해 정확한 처벌이 가능해진다면 각종 금융범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선방안을 토대로 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금융위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구체적인 조문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이 개정돼 책무구조도가 도입된다면 책임 소재가 훨씬 명확해져 업무 진행이 지금보다 더 딱딱해질 순 있다"며 "하지만 은행권 내에서도 자율성에만 기댈 순 없기에 책무구조도를 도입해 내부통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도입시점을 알 순 없으나 지금 곳곳에서 금융범죄가 터지는 상황"이라며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여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작업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