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후보군 2인 모두 비공개...농협,우리금융 선례로 관치논란 의식한듯
이복현 금감원장, "KB금융 경영승계 시스템 크게 개선돼...외부 후보군 모른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숏리스트 6인을 확정한 가운데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지주 회추위는 8일 회추위를 열고 내부 후보자 4인과 외부 후보자 2인, 총 6인을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로 확정했다.
선정된 내부후보의 경우 큰 이변이 없었다. 지난해 말부터 하마평에 오르던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이사)을 비롯해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철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등 3인 부회장이 포함됐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의 경우 은행에 집중하기위해 후보군 포함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후보는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익명성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향후 숏리스트를 6명에서 3명으로 압축 시 3명의 명단은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선임당시 상황처럼 외부후보자에 대한 관치논란을 의식한 면이 있지 않나 싶다"면서 "다만 KB금융의 경우 내부적으로 승계절차를 오랜기간 준비해온면이 있어, 2차 숏리스트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KB금융지주회장선임의 경우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외부출신 인사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외부출신 인사에 대해선 비공개로 한 점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출신 인사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큰 이변은 없어 보이지만, 회장선출이후 부회장직 인선에 대한 부담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회추위는 회장 후보 롱리스트에 대한 평가자료를 참고하여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이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등의 「회장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하고 논의와 투표를 통해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앞서 지난달 회추위는 경영승계 관련 일정을 공개한 바 있다. 이달 29일에는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를 진행한 후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한다. 이후 9월 8일에는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회추위 관계자는 “내∙외부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금융그룹 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이 충분한 후보자들”이라며, “내∙외부 후보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 업무협약식' 직후 KB금융지주의 경영승계절차에 대해 "KB금융이 공표하고 있는 프로세스는 외향적인 측면은 보면 과거보다 훨씬 진일보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택받는 자체가 회장자격을 부여받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프로세스가 공정하고 잡음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외부호보자에 대해선 누군지 모른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이 원장은 국민은행 직원들의 비위 행위 고발 조치에 대해서는 "주주단이라든가 은행장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발표한 내용은 궁극적으로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관치 우려를 불식시켰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