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마케팅 등으로 인한 문제 해결 나서
손보사, 연령 낮추기 및 새 상품출시 예정
금융감독원이 어린이보험 관리 강화에 나섰다. 보험사가 상품 가입 나이를 30세까지 늘리거나, 불필요한 담보를 넣는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지침에 따라 여러 손해보험사는 해당 상품 가입 연령을 내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금감원은 오는 9월부터 어린이보험 가입가능 연령을 15세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어린이 실손보험 수익 극대화를 위해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성인 질환 담보를 넣거나, 가입 연령을 올리는 등 보험사의 상술이 만연해지면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고 있는 탓이다.
연초 보험사는 어린이보험 가입 나이를 최대 35세까지 확대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장기보험 신계약을 늘려 새 제도의 수익성 지표인 CSM(보험계약 서비스 마진)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다.
CSM은 미래예상가능이익의 현재가치로 수익성 높은 장기보험을 많이 보유할수록 보험사의 이익 성장에 유리하다.
어린이보험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점도 원인이다. 지난해 빅5(삼성·DB·현대·메리츠·KB)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이다. 2018년 대비 63.9% 상승했다. 이는 판매율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배경에 손보사들은 성인 질환 담보를 불필요하게 넣어 보험료를 올리는 편법까지 동원해 어린이보험 마케팅을 시행했다. 이에 불완전 판매 우려도 나왔다. 경쟁적 마케팅 결과로 지난해 어린이 실손보험 신계약 건수는 115만여건으로 4년 전보다 50% 정도 늘었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실시한 금감원 지침에 따라 16세 이상은 9월부터 손해보험사가 내놓은 어린이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없으며, 손보사는 보험상품 가입 연령을 낮추거나, 명칭을 바꾸는 등의 행동을 취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마이 슈퍼스타’ 보험 가입 연령을 태아 ~15세까지로 낮춘 ‘뉴 마이 슈퍼스타’ 상품을 내놨다. 기존에는 태아부터 30세까지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메리츠화재는 각 회사의 기존 상품인 ‘KB금쪽같은 자녀보험’, ‘굿앤굿 어린이종합보험 Q’, ‘내맘같은 어린이보험‘의 가입 나이를 15세로 축소할 계획이다. DB손해보험은 ’아이러브 플러스 건강보험‘ 가입 연령을 15세로 내리고,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어린이보험 관리를 강화하면서 손보사 어린이 보험 판매 행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손보사들은 어린이보험 연령을 제한하거나 비슷한 고마진 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