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를 개발하거나 시제품 생산 후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해 에너지 밀도와 저온 저항성 등을 높인 차세대 LFP 배터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 LG에너지솔루션, 오는 2026년에 LFP 배터리 선보인다

LG엔솔은 오는 2026년에 LFP 배터리를, 2027년에 LMFP 배터리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엔솔측에 확인한 결과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양산 시점이나 공급사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LG엔솔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Affordable 시장 대응을 위해 LFP 배터리와 LMFP 배터리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LG엔솔 관계자는 “당사는 장기적인 중저가 전기차 수요 성장에 대비해서 에너지 효율이 높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준비 중에 있다”면서, “Affordable 시장 대응을 위해서는 망간리치 제품과 함께 LFP 기반의 제품을 적극 개발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피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면서, “당사는 파우치가 가진 셀 무게, 공간 활용 등의 강점을 결합하고 셀 구조 개선과 공정 혁신 등을 추진해서 전기차용 LFP와 망간리치 LMFP 기반 신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와같은 제품들은 2026년과 2027년 연속해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준비중에 있고, 이를 통해서 저가형 전기차 시장 대응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SDI, ESS용 LFP 배터리와 전기차용 LMFP 배터리 개발한다

삼성SDI는 ESS용 LFP 배터리와 전기차용 LM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ESS용 LFP 배터리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삼성SDI 관계자는 “최근 ESS 시장 내에서 LFP 소재 기반의 배터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당사도 ESS 사업 성장을 위해서 LFP 시장 대응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사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소재 개발을 하고 있고, 라인 구축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LFP 소재 관련해서 동종업체 대비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당사만의 제품 설계 최적화, 공정 및 설비 혁신 등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와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LFP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는 차세대 LFP 배터리라고 불리는 LM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LMFP 배터리는 리튬, 망간, 철, 인산염으로 이루어진 배터리로, 기존의 LFP 배터리에 망간을 추가해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는 지난 9월에 독일에서 열린 ‘IAA 2023’에서 차세대 배터리 라인업을 통해 LMFP 배터리를 선보였고, 이어 지난 10월 대구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서도 LMFP 배터리를 공개했다.

■ SK온, 저온 저항성 높인 LFP 배터리 시제품 생산했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LFP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고, 올해 초 시제품도 생산해 공개한 상태다. SK온은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해 저온 저항성을 높인 LFP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알려졌다.

SK온 관계자는 “아직 양산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생산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요즘 전기차가 전반적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OEM에서 LFP 배터리 관련해서는 수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LFP 배터리의 단점 중 하나가 저온 성능이 굉장히 많이 저하 되는 것으로, 많게는 4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사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생산하면서 쌓였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온 성능을 향상시킨 LFP 배터리를 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LFP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배터리 업계의 관심은 SK온의 LFP 배터리 양산 시점에 쏠렸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후발주자인 SK온이 LFP 배터리 시장은 선두하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 배터리 업계 관계자, 전기차 세그먼트 다변화로 LFP 배터리도 필요해졌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LFP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에 회의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미 중국 업체들이 자리잡은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할 수 없고, 원재료 또한 중국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美 IRA 등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LFP 배터리의 경우 폐배터리 재활용이 어렵고, 재활용을 해도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나 주행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업계에서는 LFP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업체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LFP 배터리가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성분계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계속 높이다 보니까 안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해지게 됐다”면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지 않고, 활물질 자체가 안정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안전한 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LFP 배터리가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배터리를 셀투팩으로 설계하면 모듈 단계가 없어져서 셀을 더 많이 넣을 수가 있게 되고, 삼성분계와 LFP의 최종 제품에서 에너지 밀도 간격이 좁아지게 된다”면서, “셀 단위에서 삼성분계와 LFP의 에너지 밀도가 40% 정도 차이났다면, 셀투팩 단계를 거치면서 20~25% 정도로 차이가 줄어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에도 LFP 배터리를 충분히 넣어서 설계만 잘하면 문제가 없겠다고 판단이 서면서 LFP가 급격하게 부상하게 됐다”면서, “배터리 업체들이 하이엔드 시장의 삼성분계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가 미들레인지와 엔트리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LFP 배터리를 해야만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