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동안 대출 부실위험은 늘어나
부실채권비율·연체율 상승, PF대출 부실 등 리스크 부담은 이미 현실화
경쟁력 강화·지속가능 성장 기반 구축·해외진출 확대는 '숙제'
작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국내은행의 올해 실적이 다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해당 전망에서는 가계부채 증가 가능성, PF대출 부실의 현실화 등으로 은행의 리스크관리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리스크관리를 강조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구보고서 ‘2024년 국내은행 경영성과 전망 및 경영과제’를 발표해 올해 은행권의 경영 실적을 전망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은행의 수익성은 미흡한 경기회복세로 인한 대손비용 부담 증대와 금리 하락에 의한 마진 축소로 인해 다소 악화될 것”이라고 보았다. 시장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아 순이자마진이 축소될 것이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증한 대출의 부실위험이 대손비용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은행의 건전성 악화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였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건전성은 최근 부실채권 비율 및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악화되고 있으며, 올해에도 완만한 경기회복과 고금리 지속에 따른 한계차주의 증가로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중국의 부동산 불안, 금융기관 부실 등으로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과 연체율은 상승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연체 대출은 작년 3분기 4조328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3188억원 증가했으며, 총대출채권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296%로 전년 말보다 0.08%p 증가한 바 있다. 연체 대출 규모는 지난 2016년 9월 4조4310억원 이후 가장 많고, 연체율 역시 지난 2019년 9월 0.3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는 은행 부실채권에 대한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 사건 중 하나였다.
한편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 성장 기반 구축, 해외진출 확대 등은 은행권이 향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산업에서 전반적으로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별화 된 비즈니스 모델, 디지털 경쟁력 강화, 빅테크 및 비금융사들과의 제휴 강화,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 개발, 유통채널과의 제휴 확대 등의 경쟁력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 정책이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기후리스크 대응을 위한 지배구조 정비, 경영전략 수립, 기업 자금지원 관리 등을 추진하고 관련 정보 공시 대비와 함께 녹색분야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 확대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은행산업은 내수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성장한계에 직면해 있다”면서 “은행산업의 시장규모 확대를 위해 해외진출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