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여파'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후퇴로 울상...3주 전 예상치에 비해 순익 1000억원 감소
상태바
'홍콩 ELS 여파'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후퇴로 울상...3주 전 예상치에 비해 순익 1000억원 감소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4.03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 금융지주 올해 1분기 순이익 4조4889억원 예상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수치
3주 전 예상치보다도 줄어
리딩금융 경쟁 작년보다 안갯속일 듯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

 

국내 금융지주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 손실이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남에 따라 조단위 배상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예상 실적은 3주 전 전망치와 비교해도 10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모든 금융지주들이 실적 저하를 겪을 전망인 만큼 올해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대규모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각보다 배상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내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아마 실적 전망치가 3주 전보다도 낮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4조488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4조9015억원 대비 8.4%(4126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1일 예측했던 올해 1분기 예상 순이익 4조5818억원보다도 929억원 줄어든 수치다. 

금융지주 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1분기 1조3386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1조4976억원) 대비 무려 10.6%(1590억원)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신한금융이 작년 1조388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3338억원으로 3.9%(542억원)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하나금융은 1조1022억원에서 9974억원으로 9.5%(1048억원), 우리금융은 9113억원에서 8191억원으로 10.1%(922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1분기 실적이 수직낙하하는 데에는 홍콩 ELS 손실로 인한 배상액이 영업 외 비용으로 1분기에 일부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홍콩 ELS 상품을 판매한 시중은행들은 3월 말 모두 임시 이사회를 열어 금융당국이 제시한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홍콩H지수가 현 수준에 머무르고 손실 배상률을 50%로 잡을 경우, 은행권에서만 최대 2조원이 넘는 배상액을 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이 1조1862억원의 배상금을 지불해야할 것으로 예상돼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3332억원, 하나은행 1845억원, 농협은행 1833억원 순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당국 차원에서 부과하는 과징금 규모 역시 관건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분쟁조정기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피해보상 등 사후 수습 노력이 과징금 등 제재 수준을 결정할 때 참작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불완전판매 정황이 금감원 검사를 통해 수차례 밝혀진 만큼, 은행권이 당국의 과징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이에, 올해 리딩금융 수성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작년 KB금융이 4조631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4조3680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보다 2639억원 앞섰다. 2022년에는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왕좌 자리에 올랐으나 작년엔 KB금융이 이를 탈환했다. 

리딩금융 경쟁이 안갯속일 것으로 보이나 KB금융의 리딩금융 수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든 금융지주가 실적저하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KB국민은행의 예상 배상금액의 규모가 타 은행 대비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분기에 영업 외 비용 형식으로 배상액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차액은 2분기, 3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게다가 하반기 금리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 감소로 실적은 더욱 후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