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수수료 때문에 가격 인상 불가피"
실효성 없는 '자율 규제'... '온플법' 재추진 필요
프랜차이즈 업계가 최근 이어진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배달 플랫폼의 '요금제 개편'을 지목했다. 올해 초 개편된 요금제로 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일방적인 요금제 개편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배달 플랫폼 제재가 '자율 규제'에 의해서만 시행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높아진 외식 물가의 원인이 배달 플랫폼의 요금제 개편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피자헛은 2일부터 일부 프리미엄의 가격을 인상했고, 맥도날드는 16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2.8% 올렸다. 굽네치킨은 9개 제품의 가격을 각각 1900원씩 인상했으며, 파파이스 또한 메뉴들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 플랫폼의 요금제 개편으로 점주들이 내는 수수료가 비싸진 것이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2일 <녹색경제신문>에 "배달 플랫폼들의 요금제 개편으로 올해 초부터 업주들이 내는 수수료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 시차를 두고 음식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며 "현장(가맹점) 수익이 줄어 점주들이 너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브랜드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 플랫폼 수수료 때문에 가맹점과 브랜드 모두 힘든 상황"이라며 "그러나 정작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항의 문의를 받는 건 대체로 점주들이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월 배달의민족은 점주들에게 부과하는 앱 이용 요금제로 '배민배달' 카테고리에 가게가 노출되는 '배민1플러스' 요금제를 새로 도입했다. 해당 요금제는 매출액의 6.8%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정률제' 요금제다. 기존에도 배달의민족 '가게배달' 카테고리에 '오픈리스트'라는 정률제 요금제가 있었으나, 대부분의 점주들은 수수료 부담이 적은 8만원 가량의 '정액제' 요금제인 '울트라콜'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배민1플러스' 요금제가 새로 도입되며 점주들이 기존 사용하던 정액제 요금제에서 정률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 배달 플랫폼에서 실시 중인 무료배달, 10% 할인 등의 프로모션이 새 요금제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새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점주들의 비용 부담이 2배 가량 증가하게 된다.
쿠팡이츠 또한 지난 3월 배달의민족의 요금제와 유사한 '스마트 요금제'를 도입했다. 해당 요금제는 수수료 9.8%를 부과하는 것으로, 스마트 요금제를 도입하는 경우에만 '와우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배달 플랫폼들의 일방적인 요금제 개편 등의 '횡포'가 관련 규제의 부재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2일 <녹색경제신문>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자율 규제만으로는 배달 플랫폼의 횡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지난 2020년부터 플랫폼법 추진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지만, 관련 부처의 관할 다툼 등으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점주들과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20년 플랫폼 갑을관계 계약을 규율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법안(이하 온플법)'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추진했으나,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관할 다툼 등으로 법안이 방향을 잃은 바 있다. 이후 법안 추진에 대한 업계의 계속된 반대로 논의 끝에 지난해 3월부터 '자율 규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최근 지난 1년간의 자율 규제 이행을 점검한 결과, 공정위는 배달 플랫폼들이 규제를 '대체로 성실하게 이행'했다며 합격점을 줬다. 그러나 사실상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 등이 일부 축소되는 등 규제의 실효성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배달의민족은 '배민1플러스' 요금제 때문에 점주의 이익이 저하됐다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6.8%의 중개이용료율은 주요 배달앱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또한 업주들은 '배민1플러스'와 기존 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