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권 통합-경제성장·인구·에너지 공동 대응 역설
- 최태원, 니혼게이자이와 인터뷰...밀려드는 HBM 주문에 선제적 대응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일 경제권을 만들자"는 제안과 함께 "6조 달러(약 8184조원)이 넘는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 에너지 위기 등 공동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과 일본 양국이 관세 철폐 등으로 경제권을 합쳐 EU(유럽연합) 시장에 버금가는 시장을 만들자는 것.
최태원 회장은 24일 일본 도쿄 테이코쿠(帝国)호텔에서 '불확실한 세계와 아시아의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닛케이포럼 '아시아의 미래'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일본을 대표하는 경영자인 니나미 다케시 산토리홀딩스 CEO(최고경영자·사장)와 대담했다.
니나미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동아시아 안전을 위해 양국 협력이 필요하며,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이를 아시아 경제권을 형성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공감을 표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경제, 방위 등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아시아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한·일 정상이 지난 1년간 7번 만나고 양국 국민이 1000만명 이상 교류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아직 체감할 성과는 불충분하다"며 "자칫 과거로 회귀할 수 있는 불안감도 있다"고 말했다. 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한·일 경제권'이 필요한 이유로 수출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델에 한계가 있다"면서 '두 나라 (시장이) 결합하게 되면 6조 달러(약 8184조원)가 넘는 시장으로 다시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앞서 최태원 회장은 이날 닛케이포럼 발표자로 나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며 "이대로는 양국 모두 세계 무대에서 위상이 추락하고 경제생존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협력이 필요한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두 나라 모두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고,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이 분절되며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며, AI발(發) 에너지 수요 폭증으로 기존의 독립적 경제 모델은 작동하기 힘들다는 것.
최태원 회장은 "양국이 관세를 철폐하면 '윈윈 효과'가 크다"며 "양국이 합치면 6조달러가 넘는 GDP(국내총생산), 3만달러 이상 고소득자 2억 명의 시장으로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서 나아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도 검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었다. 양국 공동 구매 시 최소 2~4% 싸게 살 수 있다는 것.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아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연설에서 "아시아가 무역과 투자 등 경제력을 살려 세계 평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전략적인 힘을 갖고 있으며 세계적인 과제 해결은 아시아의 리더십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레 민 카이 베트남 부총리는 일본과의 경제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급망 강화와 디지털 분야 인재 육성에서의 협력을 제안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만찬 연설에서 "일본이 위치한 동북아시아의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는 26~27일에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역 평화와 번영에 대한 큰 책임을 공유하는 3국에 의한 실무 협력을 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4일엔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간 킴 용 싱가포르 부총리를 비롯해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연사로 나선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이날 인공지능(AI) 붐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에 대해 "일본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생산할 수 있는지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는 국내 증산 외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경우 해외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거점 신설 조건으로는 "청정에너지 조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공급망 전체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 장비·소재 업체와 협력 및 투자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새로운 R&D 시설 설치나 일본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투자자로서 키오시아의 성장을 바라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발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오시아의 지분 약 34%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키오시아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경영 통합 및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중국 반도체 공장과 관련 "중국 사업은 효율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