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공모채 수요예측 주문 '0건' 굴욕 후 발행전략 고심
부동산 PF 리스크로 얼어붙은 투심...'월 이표채' 건설사 활로될까
[녹색경제신문 = 김진희 기자]
올 초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주문 '0원'의 바닥 투심을 확인했던 HL디앤아이한라가 공모 시장을 다시 두드린다. '월 이자 지급식 채권' 방식 발행으로 큰 손 '개미'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HL디앤아이한라는 오는 14일 600억 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HL디앤아이한라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으로 낮은 편이다. 기관 투자자들보다는 리테일 수요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월 700억 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은 미매각 사태로 인수단 증권사들이 전체 물량을 소화해 겨우 자금 조달을 마쳤던 HL디앤아이한라는 이번 발행에서 고금리(희망밴드 연 7.50~8.50%) 제시에 최근 부상하고 있는 월 이자 지급 방식을 더했다.
'월 이표채'라고도 하는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건설사 등 부동산 관련업계 발행사가 앞다퉈 택하는 발행 방식이다.
기존 일반 공모 회사채가 통상적으로 3개월이나 6개월에 한 번 이자를 지급하는 것과 달리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2022년 삼성증권이 국내에 최초 도입했다.
매달 고정 현금 수입을 원하는 은퇴자 등 큰 손 개인 투자자를 위주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올해 1~5월 순매수한 회사채 규모는 4조 3866억 원에 달해 같은 기간 은행(3조 6463억 원), 상호금융사(2조 2371억 원), 기타법인(4조 2309억 원)의 순매수량을 넘어섰다.
개인 투자자가 회사채 시장의 어엿한 큰 손으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최근 채권 시장의 높은 금리 수준이 한 몫했다. 이들은 이자 수익,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적극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의 경우 IRP 계좌로 매수 시 과세이연 효과도 쏠쏠하다. IRP 계좌에서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회사채를 매수하면 회사채 이자에 이자 소득세 15.4%가 원천징수되지 않고 과세이연 돼 연금 수령 시기까지 원금과 이자 수익이 함께 불어나는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PF 리스크는 투자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50대 건설사 중 전년과 비교 가능한 39개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PF 관련 차입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HL디앤아이한라의 브릿지론 대출 잔액 비중은 58.3%로 호반·롯데·신세계·제일건설에 이어 5번째로 과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HL디앤아이한라의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1년 내 만기 유동성 차입금은 5856억 원으로 202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것이다.
회사는 차입금 관리 방안으로 차환과 일부 현금 상환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번 600억 원 회사채 발행 목적도 사모 사채와 기업어음권상환이다.
HL디앤아이한라 회사채의 금리는 오는 1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17일 확정된다. 청약은 21일이다.
공동대표주관사는 키움증권과 KB증권이다.
김진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