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회의서 AI·반도체 주로 다뤄
[녹색경제신문 = 이선행 기자] SK그룹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대내외적 기틀을 다지는 모습이다. 회장님은 직접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경영진들은 똘똘 뭉쳐 미래를 논의한다.
직접 미국 향한 최태원… MS·오픈AI와 공조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하 최 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를 만났다. 자리에는 유영상 SK텔레콤 CEO,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AI 인프라 담당) 외에 SK그룹의 AI, 반도체 분야 경영진들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드웨어부터 ‘서비스’까지 망라해 그룹의 ‘AI 생태계’를 꾸리겠다는 전략이다. 오픈AI와 MS 모두 생성형 AI, 클라우드 등 AI를 활용한 서비스 영역에서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엔비디아, 이달 초 TSMC CEO와 회동을 갖고 AI 하드웨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샘 올트먼 CEO와 양사의 협력 방안 및 급변하는 AI 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AI와 연관된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대응할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SK와의 '퍼스널 AI' 서비스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사티아 나델라 CEO와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언어모델 등 AI와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양사 경영진은 다양한 영역에서 미래 AI 산업을 함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모여 논의하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미국 빅 테크 경영진 회동은 AI, 반도체를 매개로 한 SK와 빅 테크 간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SK가 이들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의 단초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최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과 SK의 AI,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파트너 기업들과의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1박 2일’ 경영전략회의 떠나는 경영진들... AI·반도체 등 투자재원 확충 논의
SK그룹은 최고 경영진들은 내일과 모레(28일,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SKMS연구소(경기 이천시)에 모여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하며,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한다.
회의에서는 AI·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래 성장사업 분야의 투자 재원을 끌어 모으기 위한 전략과 방법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성큼 다가온 AI 시대를 맞아 향후 2~3년 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생태계와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만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논의 배경을 밝혔다.
SK CEO들은 이를 위해 연초부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강화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통한 재원 확충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다. 운영 개선은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제반 경영활동이자 경영전략이다.
CEO들은 또 배터리·바이오 등 ‘다가올 미래’의 성장 유망 사업들도 ‘운영 개선’ 등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방안들을 의논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SK 고유의 경영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실천 및 강화를 위한 토론이 집중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9년 처음 정립했으며 지난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며 고도화되고 있는 SK 경영의 근간이다.
CEO들은 SKMS 의제를 올해 지속과제로 삼아 오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CEO세미나 등 에서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내실 경영을 통한 투자 여력 확대와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방법론을 도출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행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