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돈볼카츠 논란 조명下] 백종원, 가맹점 없으면 가맹본부도 없다는 것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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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돈볼카츠 논란 조명下] 백종원, 가맹점 없으면 가맹본부도 없다는 것 알아야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7.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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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의 절차 중... 점주들 피해 보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
점주, 같은 피해 방지하기 위해 공방전 이어가
더본코리아, 가맹사업의 핵심인 가맹점과 상생하는 모습 보여야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현재 양측은 모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허위 과장 정보 제공'에 대한 심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그러나 공정위가 더본코리아 측의 과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점주 측이 당초 원했던 매출 손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공정위가 판단한 가맹사업법 위반행위 사례들을 살펴봤다. 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매장의 순이익률, 원가율 등에 대한 정보를 허위 제공해 2억5000만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경우도 있지만, 1인당 3시간의 교육명령에 그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연돈볼카츠의 경우 더본코리아가 주장하듯,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계약 문건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설령 공정위에서 더본코리아 측이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더라도 과징금 정도의 제재만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점주들이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공정위의 판단을 토대로 소송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더본코리아의 연돈볼카츠 창업 안내 웹페이지.[사진=더본창업센터]
더본코리아의 연돈볼카츠 창업 안내 웹페이지.[사진=더본창업센터]

그럼에도 점주들은 가시밭길이 예견된 이 공방을 끝까지 밀고 나가길 원하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자신들의 항의가 합리적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점주들이 연돈볼카츠의 사업성을 더욱 면밀히 확인하지 않고 본사의 말만을 믿은 것이 잘못이라고 말한다. 그릇된 정보를 제공한 주체가 아니라, 정보를 듣고 의심 없이 믿은 쪽이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점주들은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창업을 하고자 했던 브랜드의 정식 담당자였던 점과 녹취록 등의 근거를 들어 본사를 믿고 창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에 대해 피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본사와의 반론 공방전이 계속되는 중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후에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운영 방침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현재 점주 측은 매출 하락 등의 피해를 입은 다른 가맹점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본코리아 피해상담센터'를 개설해 도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논란에서 분명한 사실은 연돈볼카츠의 과반이 넘는 매장들이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연돈볼카츠는 지난 2021년 하반기 가맹점 모집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83개의 매장이 오픈했다. 그러나 불과 3년 만에 남은 매장은 30여 개뿐이다.

백종원은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해당 문제에 대해 "브랜드를 전개하다가 문제가 생길 경우 출점을 중단하는데, 그래서 매장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무책임하게 늘릴 수 없지 않냐"고 답했다. 

그러나 출점 중단으로 더 이상 창업 매장이 늘지 않았더라도, 브랜드가 생기고 3년 만에 매장 절반 이상이 문을 닫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점주 측은 이에 대해 "문어발식 프랜차이즈 확장으로 기존 매장 관리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더본코리아는 3년 만에 절반 이상이 폐업하게 된 브랜드를 출범시킨 데에 일정 부분의 책임을 통감하고 관계자들에게 사과를 건넸어야 한다. 인정과 사과가 반드시 손해에 대한 보상과 모든 책임을 감당하는 방향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럼에도 사과가 필요한 이유는 프랜차이즈는 가맹점들을 가지고 시장 실험을 하는 것이 아닌, 검증된 프랜차이즈로서 창업을 권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프랜차이즈 사업이 워낙 대외적인 이미지가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더본코리아가 논란에 공격적인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서도 일부 이해가 간다.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경우 본사뿐만 아니라 산하 브랜드 가맹점들도 일제히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본코리아를 이끄는 대표가 '백종원'이라는 유명인으로, 그의 이름을 믿고 방문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부분도 대응 방식에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나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뿐만이 아니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가맹점이 없다면 가맹본부인 본사도 존재할 수 없다. 현재 항의를 진행하고 있는 점주와 이미 폐업을 결정한 점주들도 모두 '백종원'의 이름을 믿고 창업을 결심한 이들이다. 브랜드의 폐점률과 매출 하락이 공개된 현재 상황에서 더본코리아는 이후 가맹희망자들을 어떻게 창업으로 유도할 것인가? 

더본코리아가 정답을 새로운 브랜드 출범에서 찾지 않기를 바란다. 브랜드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가맹점들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해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인 '가맹점과의 상생 방침'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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