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그리는 꿈의 기술 '레벨 5'... 실상은 레벨 3 넘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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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그리는 꿈의 기술 '레벨 5'... 실상은 레벨 3 넘기도 힘들다
  • 윤정원 기자
  • 승인 2024.10.15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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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2027년 이전까지 '사이버캡' 양산 계획 발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많아
-자동차 업계 자율주행 기술력 레벨 2에 멈춰... 구글 웨이모 레벨 4도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현대·KGM도 저마다 협력 맺고 레벨 4 개발 중

[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테슬라가 지난 10일 진행한 로보택시 데이로 인해 전 세계가 다시 한번 '자율주행'으로 후끈해졌다. 테슬라를 포함한 자동차업계는 현재 자율주행 4~5단계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현재 업계의 기술력은 레벨 2에 멈춰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누가 가장 빨리 레벨 5에 도달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 [출처=테슬라 X]

테슬라는 레벨 5 원하는데 현재 기술은 레벨 2 수준... 전문가들 한목소리로 "그림의 떡"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개한 '사이버캡'은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을 위한 시제품으로, 2026년 약 3만 달러(약 4000만 원) 미만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사이버캡은 차체 양쪽에 문이 하나씩 달린 2인승으로 설계됐다. 내부에는 운전대와 가속 페달이 없는 구조이다. 차량의 후면 천장 쪽 경사가 급격하게 깎인 쿠페 형태이고, 운전자가 필요 없기에 사이드미러도 설치돼 있지 않다. 또한 2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자율주행버스 '로보 밴'도 선보였다. 

일론 머스크 CEO는 2027년 이전까지 사이버캡을 대량으로 양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대중에게 소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테슬라가 추구하는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5이지만, 현재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2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머스크의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비전은 원대하고, 디테일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레벨 5 자율주행을 지리적 제한과 라이다 없이 구현할 뿐 아니라 승용차·버스·상용차 영역을 모두 아우르며 이를 일반차보다 싼 3만 달러에 양산하는 것"이라며 "비전의 기술적 장벽들이 너무 높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올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로보택시 이벤트는 중장기 비전 제시에 그쳤고, 사이버캡의 양산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존재한다"며 "이 이벤트가 테슬라가 그동안 누려온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소진의 유력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를 포함한 자율주행 업계는 레벨 4~5 기술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최고 자율주행 기술력을 자랑하는 구글의 웨이모나 GM 크루즈는 운전자가 없고 무인택시를 운영하기 때문에 레벨 4이지만,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허용되고 있다. 테슬라 FSD(Full Self Driving)는 북미에서만 레벨 3을 허용하고 다른 지역은 레벨 2 수준이다. 북미에서 FSD Beta를 사용하는 운전자만 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 있고, 그 외 지역에서는 반드시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한다. 

쉽지 않은 '마의 구간' 레벨 3 넘기... 레벨 4부터 지역 무인택시 가능 

레벨 3부터 자율주행차로 분류되는 만큼, 자율주행 업계는 '마의 구간'인 레벨 3을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레벨 3은 조건부 자동화(Conditional Automation)라고 불리며, 항시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하는 레벨 2와 달리 시스템 요청 시에만 운전을 주시하면 된다. 즉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고,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운전하는 식이다. 레벨 3의 예시로는 고속도로 혼잡구간 주행지원시스템이며, 고속도로·자동차 전용도로 등 특정구간만 자동화구간으로 설정된다.

레벨 4를 갖춘 차량은 지역(Local) 무인택시가 될 수 있다. 고도 자동화(High Automation) 수준의 기술력이며, 작동 구간 내 운전자가 운전 주시를 할 필요가 없다. 비상시에도 시스템이 대응하기 때문이다. 꿈의 기술이라 불리는 레벨 5는 완전 자동화(Full Automation) 수준이며, 전 구간 운전 주시가 불필요하다. 비로소 운전자 없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완성차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레벨 4이다.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기업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2025년 말부터 해당 차량을 이용한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을 웨이모와 함께 개발 중이다. 

KGM도 현대차와 같은 목표로 자율주행 레이스에 동참했다. KGM은 자율주행 전문기업 SWM과 협업하여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선행 개발을 진행 중이다. KGM과 SWM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심야 자율주행 택시 코란도 이모션이 지난달부터 서울시 강남구 특정지역에서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며 자율주행 시범운행에 박차를 가했다. 

자동차업계가 저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동참하고 있는 현재, 누가 가장 빨리 레벨 5에 도달할지가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구글 웨이모의 기술이 업계 내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자율주행 시장 선점에 우위가 있다고 분석하지만, 테슬라가 로보택시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테슬라가 보유한 방대한 양의 자율주행 정보가 기술 고도화로 이어져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대중에게 훌륭한 자율주행 기술을 선사할 수 있다며,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윤정원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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