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들 수급, 해외 인증 및 자금 등 이유로 수급 어려워
"영원히 기다릴 수는 없다"...나머지 부분 테스트 진행
23년 자료, "카모 기체 담당" 쓰였는데..."비밀보장 의무"?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LG유플러스가 지난 28일 국토교통부 주관 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을 성료했다고 밝힌 가운데 정작 UAM 전용 기체는 빠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기체 수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A씨는 "외국에서 개발과 인증이 끝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로 기체를 들여오는 것이 쉽지 않다"며 "지금 UAM 전용 기체를 들여올 수 있는 건 SK텔레콤의 조비(Joby Aviation) 정도다. 그쪽은 투자가 많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 정통한 B씨도 "직접 기체를 만드는 곳은 해외에서 인증 작업을 거치고 싶어하는 것도 있고, 자금 문제가 있는 기업도 있다. 기체 없이 1단계 실증이 진행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라고 말했다.
1단계 실증과 관련해 기업들이 '통과'가 아닌 '성료' 표현을 쓰는 이유에도 기체 수급 문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UAM 전용 기체까지 다 갖춰진 상태에서야 1단계 실증을 '통과'했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 대부분 기업들의 기사를 보면 '성료'라고 돼 있다. 기체 없이 나머지 부분들만 테스트를 했기 때문에 '통과'라는 표현을 못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은 LG유플러스가 속한 컨소시엄에서 기체 수급 담당으로 알려진 카카오모빌리티의 입장이다.
지난 2023년 2월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LG유플러스, GS건설, 카카오모빌리티는 'UAM 퓨처팀'이라는 이름의 컨소시엄을 만들고 다른 11개 컨소시엄과 함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UAM) 실증사업에 참여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영국의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社의 기체로 '기체'와 '운항'을 담당하고, LG유플러스는 교통관리를, GS건설이 버티포트를 담당하는 것으로 돼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체 수급 담당이 맞냐는 기자의 질문에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여러 기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하나의 기업이 가진 의견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각 참여사와의 동의를 거친 후 진행하고 있다. 기체 구매와 관련해선 확정된 바 없으며, 컨소시엄에 속한 기업 간 기체조달을 포함한 협의·계약 일체는 비밀보장 의무가 있다"고 답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국가 미래사업 준비에 적극 참여 중인 만큼, UAM 그랜드챌린지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참여 기업들과 지속 협력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기체가 없는 상황이라 해도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A씨는 "기체만 없다 뿐이지 버티포트, 통신시스템 등 나머지는 준비가 돼 있다. 기체 기다리느라 아무 것도 안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UAM 기체 없이, 대역기를 써서 나머지 요소들을 테스트하는 것"고 말했다.
B씨도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UAM 진행 과정에 주목하는 이유 중에는 5G 등 첨단 통신기술을 접목했다는 부분이 있다. 기체가 당장 없다고 해도 계속 나머지 부분을 테스트하고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