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규 컬리 포장기획 팀장, "중요한 것은 과대포장 줄이고 적정한 포장 적용하는 것"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컬리 하면 보라색 배송박스 ‘퍼플박스’가 떠오른다. 지난 2015년 마켓컬리로 새벽배송 서비스 ‘샛별배송’을 처음 도입한 컬리는 주문량이 계속해서 늘어 온 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한 실천에도 앞장서 왔다.
특히 컬리는 지난 2019년 유통업계 최초로 포장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단독 포장기획팀을 설립했다. 이어 당해 컬리는 모든 배송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바꿔 가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통해 단 1년 만에 비닐 사용량 831 톤, 스티로폼 사용량을 약 4000 톤 줄였다.
한편 현재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포장재의 핵심은 ‘다사용 가능성’에 있다. 가장 이로운 포장재를 개발하는 것보다도, 생산·폐기 과정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쟁점이다.
이에 컬리는 포장폐기물 감소를 위해 점차 종이 포장재 사용도 선제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컬리는 지난 2021년 7월 ‘퍼플박스’ 사용을 도입한 이후 퍼플박스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주문 지역 확대를 위해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녹색경제신문>은 컬리의 ESG 활동을 취재하기 위해 이민규 포장기획팀장을 인터뷰하고, 컬리의 포장재 개발 관련 업무 및 철학, ESG 활동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민규 포장기획팀장은 지난 2013년 애경산업에 입사해 포장개발팀에 근무하다가, 지난 2021년 컬리 포장기획팀으로 적을 옮겼다. 올해부터는 포장기획팀을 총괄하는 팀장을 맡고 있다.
먼저 이민규 팀장에 따르면 신선식품은 물류에서 가장 포장 난이도가 높은 상품군으로 꼽힌다. 신선식품은 온도에 민감하기도 하고, 배송 과정에서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 팀장은 “신선식품은 더욱 튼튼한 포장재를 사용해야 하지만, 스티로폼 및 아이스팩 등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종이는 고스펙의 종이를 사용해야 하는데 저중량 플라스틱과 비교해 어떤 쪽이 환경 부담이 더 클지는 비교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닐 봉지의 대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에코백이 실제로 폐수 발생으로 환경오염을 더 만들 수 있다는 점과 비슷한 맥락”이라며 “이에 중요한 것은 과대포장을 줄이고 적정한 포장 적용을 통해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팀장은 “컬리는 배송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적인 포장을 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런 컬리의 노력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이 팀장은 “컬리가 지난 2021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진행하고 있는 ‘콜드체인 상태정보 관리 및 실시간 모니터링체계 구축 기술 개발’ 연구에 참여 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해당 기관에서의 연구를 통해 새벽배송되는 신선식품의 라스트마일 온도 및 상태정보를 모니터링하며 블록체인 데이터플랫폼 적용을 통해 더 신선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그간 컬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포장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포장재 제조 협력사의 적극적인 의지와 협업 때문이었다”며 “이러한 포장 제조 협력사의 개발 의지가 함께 소비자의 환경친화 포장에 대한 인식 또한 같이 올라가야 친환경 포장도 같이 발전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최소한의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객이 이해하고 응원해 주신다면 더욱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포장재를 기획하고 개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폐기되는 포장 자원의 재활용 혹은 에너지 회수 등의 국가 시스템도 더욱 발전한다면 지속가능한 사회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인터뷰를 맺었다.
◇ 이민규 컬리 포장기획팀장 약력
- 2024 컬리 포장기획팀장 (현)
- 2021 컬리 포장기획팀
- 2013 애경산업 포장개발팀
다음은 이민규 컬리 포장기획 팀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이민규 컬리 포장기획팀장 인터뷰 전문
Q1. 담당자께서 맡고 있는 업무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컬리에서 포장기획팀을 맡고 있는 이민규 팀장입니다. 컬리의 포장에 관련한 모든 것을 기획하고 개선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2. 컬리의 지속가능경영 활동 역사와, 이를 위한 컬리의 추진체계(조직)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컬리는 2015년 마켓컬리 서비스 오픈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고객님의 의견을 바탕으로 포장재를 개선해 오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포장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 및 개선을 진행하는 포장기획팀을 단독으로 운영하여 포장재가 생산되고 사용, 폐기되는 전과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9월 모든 배송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바꿔가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통해 1년만에 비닐 사용량 831톤, 스티로폼 사용량을 약 4,000톤 가량 감소시켰습니다. 2021년 5월에는 지속가능한 포장인 재사용 컬리 퍼플박스를 도입하였습니다. 퍼플박스 도입 후 1년만에 종이박스 966만 개를 절감하며 30년생 나무 2,000그루를 보호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또한 플라스틱 필름을 사용하는 물류 포장재는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최대한 단일재질 플라스틱을 적용하며 재활용으로 제조되는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을 적용하여 지속가능한 포장을 도입하고 개선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배송중 상품 파손율을 낮추는 것 또한 환경 보호의 일환이라 생각하고 안전성이 높은 포장법을 적용하되 최소한의 포장을 사용하여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컬리는 포장재가 생산되고 폐기되는 전과정을 고려하여 포장에 대한 연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3. 컬리는 포장 및 배송 등 환경보호에 특화된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효과적인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컬리만의 특별한 전략이나 정신(철학)이 있을까요?
컬리는 좋은 것, 집념, 진정성, 다양성, 지속가능성이라는 5가지의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이 다섯가지는 컬리를 잘 표현하는 가치일 뿐 아니라 컬리 포장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전략입니다. 좋은 품질의 상품과 그에 맞는 포장으로 고객에게 좋은 것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과대포장, 포장파손, 해동 등 포장품질을 높이기 위한 진정성 있는 개선활동으로 고객경험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포장을 적용하기 위하여 집념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여 2020년 ‘제14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국무총리상 수상 및 ‘2023 월드스타 패키징 어워드’ 이커머스 부분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 포장 관련 대표 시상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아 왔습니다. 각 상품별로 가장 효율적인 포장이 무엇인지 패키징 시장과 상품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다양성을 적용하여 컬리에는 그간 약 728가지의 포장 방법을 연구⬝개발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포장이 한번 사용하고 폐기되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포장을 기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4. 컬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ESG 활동을 꼽는다면 어떤 활동들이 있나요? 그리고 해당 활동들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지난 2021년 7월 선보인 컬리 퍼플박스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주문 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수도권 외에도 충청권, 경상남도, 전라도 광주까지 확대하면서 종이 포장재 사용을 줄여나가고자 합니다. 종이 포장재는 재활용률이 가장 높은 포장재이며 컬리에서 사용되는 모든 종이 포장재는 FSC 인증을 받아 보호되는 산림에서 얻은 펄프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 또한 줄이기 위한 노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장폐기물 감소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사용중인 플라스틱 포장재 중량을 배송 품질에 영향이 없는 선에서 저감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사용 시, 재활용으로 제조되는 PCR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방향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고자 합니다.
고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용되는 물류 센터에서 사용되는 1회용 포장재도 점검하여 재활용 할 수 있는 포장재들로 대체하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포장된 상품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닐이나 상품 입고 시 사용되는 박스 등도 재활용업체를 통해 재활용될 수 있도록 운영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받아 보시는 박스의 공간과 냉매의 수량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추천하는 ‘컬리의 포장추천 가이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포장방법에 따라 상품의 품질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포장작업자가 동일한 포장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교화된 포장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필요한 포장이 누락되거나, 과대포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 제공하고 계절, 상품별로 더욱 고도화 하고 있습니다.
Q5. 앞선 활동을 추진하는데 있어 어려움도 있을 것 같습니다. ESG 담당자로서 어떤 점이 도전적일까요?
신선식품은 물류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상품군입니다. 온도에 민감할 뿐 아니라 배송과정에서 훼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더욱 튼튼한 포장재를 사용하여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스티로폼, 아이스팩 등이 폐기가 어려워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있는 종이재질은 수분에 약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필름 대비 높은 중량, 후가공 또는 높은 스펙의 포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고스펙의 종이가 PCR(Post-Consumer Recycled)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저중량의 플라스틱과 비교 하였을 때, 포장재의 생산 및 폐기 전과정에서의 환경 부담이 더 클지 비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비닐봉지의 대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에코백이 실제로는 세탁 등의 이슈로 더 환경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과 같은 방향입니다.
이에 고객 품질을 위해서 포장을 더하는 것 그리고 과대포장을 줄이는 것, 그 사이 적정한 포장을 적용을 위한 포장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6. 향후 미래의 ESG 경영 계획 및 목표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포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전체의 ESG 방향 대신 포장 부분에 한정해서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컬리는 배송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적인 포장을 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의 노력이 업계가 고민하는 포장재에 대한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2021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진행하고 있는 ‘콜드체인 상태정보 관리 및 실시간 모니터링체계 구축 기술 개발’ 연구에 참여 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새벽배송 대표 업체로써 상품이 공급기업에서 출고될 때부터 고객이 상품을 배송받아 개봉할 때까지의 온도 및 상품이 노출되는 외부 환경에 대한 전주기 온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다양한 배송형태에 따른 데이터를 수집하고 온도 모니터링(트래킹) 테스트 방법에 대한 기준을 세웠으며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 2회의 실증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이 연구를 통해 새벽배송되는 신선식품의 라스트마일 온도 및 상태정보를 모니터링하며 블록체인 데이터플랫폼 적용을 통해 더 신선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7. 마지막으로 협력사, 지역사회에 ESG활동에 있어 협력을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그간 컬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포장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포장재 제조 협력사의 적극적인 의지와 협업 때문이었습니다. 컬리는 유통업체로서 배송을 위한 포장재의 규격이나 기준을 제안하고 포장재 제조업체는 이를 바탕으로 품질 유지가 가능한 안전한 포장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러한 협업 덕분에 컬리의 포장재는 업계 표준으로 인정될만큼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포장 제조 협력사의 개발 의지가 함께 소비자의 환경친화 포장에 대한 인식 또한 같이 올라가야 친환경 포장도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상품 특성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히 포장재의 수가 적다고 하여 친환경 포장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응원해 주신다면 더욱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포장재를 기획하고 개발해 나갈 수 있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폐기되는 포장 자원의 재활용 혹은 에너지 회수 등의 국가 시스템이 더욱 발전한다면 지속가능한 사회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