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유증 완료시 최대주주 재차 변경
구주·CB털이용 M&A 지적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KS인더스트리가 아크솔루션스(전 스피어파워)에 인수된지 8개월여만에 최대주주 변경에 나선다. 아크솔루션스가 KS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로 있던 8개월여간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은 ‘5%룰’(대량보유 보고의무)을 피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된다. 아크솔루션스의 KS인더스트리 인수합병(M&A)가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의 차익실현을 위해 설계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FI들의 차익실현이 마무리되면서 쓸모(?)를 다한 KS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 변경이 재차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5%룰' 피해 171억 차익···무자본 M&A 지적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S인더스트리 최대주주인 아크솔루션스는 보유하고 있던 KS인더스트리 주식 406만2976주(13.48%)의 절반 가량인 185만주(5.99%)를 케이에스글로벌홀딩스라는 법인에 매각 중이다. 이달 17일 잔금납부가 완료되면 아크솔루션스의 지분율은 기존 13.48%에서 7.17%로 6.31%p 감소한다.
아크솔루션의 지분매각과 함께 KS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도 재차 변경될 예정이다. KS인더스트리가 ‘이메디슨’이란 법인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납입일은 1월23일로 예정됐다. 유증으로 발행되는 주식은 262만4671주(8.50%)로 아크솔루션스가 보유한 지분(7.17%)을 넘어선다. KS인더스트리 인수 8개월여만에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것이다.
아크솔루션스가 최대주주에 오른 것은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방식이었는데, 무자본 M&A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크솔루션스의 인수 대금을 KS인더스트리 이전 최대주주 측이 빌려줬기 때문이다. 앞서 아크솔루션스는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해당 CB를 인수한 주체는 KS인더스트리의 이전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다.
해당 CB 자금 중 80억원은 KS인더스트리 인수에 사용됐다. 유증과 함께 진행된 이전 최대주주의 물량은 투자조합 등 FI들이 인수했다. FI들이 인수한 구주는 수차례 재매각되면서 시장에 풀렸다. 아크솔루션스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KS인더스트리의 구주 지분 57% 가량이 모두 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확인된다. 발행주식총수의 50%가 넘는 지분이 시장에 풀렸지만, 구주를 떠간 FI들의 거래는 ‘5%룰’을 절묘하게 회피했다. 이 과정에서 FI 등은 구주을 통해서만 170억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KS인더스트리 최대주주로부터 구주를 인수하는 주체는 김태경이라는 인물이었다. 김태경씨로 계약됐던 KS인더스트리 구주 매각은 인수인들이 변경되면서 완료됐다. △스피어파워조합을 비롯해 △어드벤쳐스1호 조합 △컬러드인베스트먼트투자조합 △미래티에스 △삼일오조합 등 5개의 법입 및 투자조합이 구주를 떠갔다.
M&A 전 주당 2000원선에 거래되던 KS인더스트리 주가는 M&A 및 신사업 추진 소식에 4255원까지 급등했고, 구주는 빠르게 시장에 풀렸다. FI들은 구주 인수 직후 조합원 현물배분 및 장외매도를 통해 ‘5%룰’을 회피했다. FI들의 주당 인수가격은 2481원이다. 고점 기준 FI들의 평가이익은 171억원에 달한다.
구주·CB털이용 M&A···지분 풀리자 최대주주 재변경
KS인더스트리가 발행했던 CB 역시 아크솔루션스와 함께 M&A나선 FI들이 인수했다. KS인더스트리가 작년 4월 발행한 60억원 규모 13회차 CB는 전환청구시점 한달을 앞두고 △컨티넨탈홀딩스(40억원)와 △트위디 신기술조합 제36호(20억원)에 매각됐다. 컨티넨탈홀딩스는 KS인더스트리 구주를 떠갔던 스피어파워조합의 대표 조합원이기도 하다. CB인수자들과 구주를 떠간 FI들이 특수관계인인 셈이다.
트위디 36호 조합이 인수한 CB는 인수 직후 일부 장외매도되며 5%룰을 벗어났고, 컨티넨탈홀딩스가 보유했던 지분 13.89% 규모 CB는 8차례에 걸쳐 장외매도됐다.
기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던 14회차 CB 22억원도 상일오투자조합 등에 매각됐고 작년 4~6월 사이 대부분 주식전환이 완료됐다. 당시 주가는 2000~3000원 사이를 오갔다. CB의 전환가액은 1600원 수준이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KS인더스트리 지배주주의 지배력은 급격히 약화했다. 기존 KS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상상인선박기계)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 및 CB 지분율은 57.73%에 달했다. 전 최대주주의 구주가 풀리면서 유통주식수도 급증했다. 2023년 말 789만7887주(42.06%) 수준이던 유동주식 수는 작년말 기준 3064만7131주(80.65%)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기존 최대주주의 구주물량을 차익 실현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흔하게 보이는 방식”이라며 “구주 대부분이 시장에서 소화되면서 해당 상장사의 쓸모는 사실상 다한 셈”이라고 밝혔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