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층에게 대화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개발”
[라스베이거스 = 문슬예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 박람회 CES 2025에 신성델타테크가 돌봄 로봇 레미(Lemy)를 공개했다. 시니어 돌봄 로봇인 레미는 사용자의 말동무가 되거나 위급 상황을 알리는 등 고령층을 위해 개발됐다.
손휘창 신성델타테크 R&D 본부장(전무)는 “레미는 경상도 지역의 사투리인 아들내미, 딸내미에서 따 온 이름”이라며 “노년층이 로봇에 좀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레미의 첫 번째 핵심 기능은 사용자의 말동무가 돼 주는 것이다. 레미와 사용자가 각각 다른 방에 있을 때 ‘레미야’라고 부르면 근처로 올 뿐만 아니라, 일정 시간 이상 사용자가 레미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도와드릴 게 없냐’며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두 번째 핵심 기능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위기를 감지하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레미가 사용자의 움직임이 없다는 상황을 파악하고 보호자에게 연락하거나, 119에 연락해 응급 상황을 알릴 수 있다.
해당 기능은 각 방마다 설치된 센싱 팟으로 레미 본체가 직접 인식하지 않더라도 집 안 곳곳을 파악할 수 있다. 신성델타테크는 사생활 보호와 보안 등을 위해 카메라가 아닌 센서 기반의 센싱 팟을 감지 시스템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복용 약을 레미에 등록해 약 먹을 시간을 알리는 프로그램, 치매 예방을 위한 게임 프로그램 등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레미의 얼굴이 나타나는 화면을 통해 태블릿처럼 유튜브 등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손 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일본 같은 경우는 노령층의 고독사와 같은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사람이 아니더라도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아들래미, 딸래미같은 존재가 노령층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레미는 신성델타테크가 UNIST(울산과학기술원), JDW(JEI DESIGN WORKS)와 정부 지원 국가 연구과제로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 2021년부터 3년 간의 사용자층 조사를 시작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내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올해 CES에 참가해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성델타테크는 CES 2025에서 레미가 여러 정부 기관과 회사로부터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병원 관련 기관과 국내 대기업 등이 레미와 관련한 협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