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주도적 에너지원(原) 기술 투자・폭넓은 인프라 구축이 관건
- 비용 합리화, 응용 용이성, 탄소순환 경제 원칙 우선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현지 취재] 매년 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리는 세계적 오토모티브 기술 발표회 겸 전시회를 겸비한 국제 비엔나 모터 심포지엄(Internationales Wiener Motorensymposium, 이하 IWM)이 올 2025년 46회째 행사를 맞아 비엔나 호프부르크 컨퍼런스 센터(Hofburg Conference Centre Vienna)에서 5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sustainable energy)와 친환경적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mobility solution)을 모색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다.
매년 유럽, 아시아, 미국 등에서 초대돼온 유수의 자동차 제조기업 경영인, 자동차 관련 엔지니어링 대학 및 연구기관 공학자,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전문가, 정책가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여 최신 자동차 엔지니어링 기술 현황을 공유하고 비즈니스 인맥을 구축하는 자리로, 특히, 우리나라의 현대모비스(Hyundai Mobis)가 2023년부터 파트너 참가 회원으로 매년 정기 기술 발표회에 참여하고 있다.
필자는 (Prof. Dr. Bernhard Geringer)와 인터뷰를 갖고, 올 2025년 국제 비엔나 모터 심포지엄 콘퍼런스에서 다뤄질 최첨단 미래 친환경 자동차 파워트레인, 청정에너지원, 배터리 및 퓨얼셀 에너지 저장 기술 및 트렌드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녹생경제신문: 올 2025년 국제 비엔나 모터 심포지엄에서 다뤄질 주제는 무엇인가?
베른하르트 게링어 교수: 올 콘퍼런스에서는 첨단 자동차 기술과 관련해 행사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주제가 다뤄질 계획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전기차 개발과 생산에 주력해 온 세계 굴지의 내연기관차 제조업체들이 에너지 이행기를 거치며 탄소 배출 제로(Net Zero)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령,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하는 EU 정책(필자주: 가령,‚핏 포 55’ 법안)에 따라 V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자동차 제조업계는 지난 20년 가까이 전기차 기술 개발과 생산에 주력해왔으나, 최근 들어 내연기관차를 개조・개선해 청정 연료로 구동하는 기술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시스템에 변환 장치를 설치하면 쉽고 낮은 비용으로 청정 연료로 구동되는 탄소 중립적 차로 개조가 가능해 에너지 이행기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에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또, 이번 행사에서는 지상 주행용 승용차 외에도 운송용 트럭, 버스, 건설 및 농업용 대형 차량을 비롯해서 항공기, 우주선, 해상 선박 등 광범위한 상업용 차량 및 모빌리티의 전기화 및 신재생 저장 연료 구동화 솔루션 기술 현황과 트렌드가 발표될 것이다.
녹색경제신문: 모빌리티 부문의 ‚탄소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유력한 주류 미래 파워트레인 및 에너지원은 무엇인가?게링어 교수: 지금 현단계에서 10~15년 후 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 모든 교통수단을 가로지를 최적으로 지속가능한 지배적 친환경 에너지원 또는 연료 시스템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에서는 무(無) 탄소를 의미하는 ‚탄소제로’라는 개념 대신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이라는 ‚순환 경제’ 개념에 입각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 해법을 모색한다. 탄소 중립이란 차 구동과 연소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원자재 공급과 제조공정 중 CO2 배출, 대기 중 CO2 포집, 재가공 및 재활용부터 에너지 생산・연소・부산물 배출까지 총체적 총체적 과정을 망라하는 탄소순환경제를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회수 가능한 에너지 재활용(Recycling of Energy)에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기술이 절실하다.
녹색경제신문: 작년 행사에서 제안된 에너지 대안책 — 도시용 모빌리티는 전기, 상공농(商工農)용 대형 차량은 수소・e-퓨얼 구동 —은 올해에도 유효한가?
게링어 교수: 그렇다. 이제까지 장거리 주행이 어려워 주로 근거리 지역 및 도심용 모빌리티로 고려돼온 전기구동 대형 운송 트럭이나 버스의 엔진을 저압 수소 연료 직접 주입해 구동할 수 있도록 개조・전환하는 기술이 미국과 독일 업체들에서 개밸돼 이번 심포지엄에서 소개될 것이다. 수소 연료 또는 e-퓨얼 주입으로 구동되는 대형 차량 엔진 기술은 조만간 철도와 해상 선박용으로 우선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녹색경제신문: 수소 연료에 대한 안전성 여부와 일반화하기에 비용이 고가라는 문제점이 지적되는데?
게링거 교수: 수소 연료와 e-퓨얼은 탄소중립에 가장 이상적인 연료다.
올 2025년 심포지엄의 연구 발표회에서는 대형 운송용 트럭, 버스, 건설 및 농용 대형차, 항공기, 해상 선박 등 대형 상업용 중장비 차의 전기화 기술이 다수 소개될 예정이다. 현 단계 기술력애서 볼때, 채굴 및 건설 현장 같은 척박하고 거친 자연과 도로 환경 속에서도 안전성이 입증된 ‚견고한 퓨얼셀(robust fuel cell)‘과 안전한 열차 차량용 액상 수소 연료 보관 기술은 마무리된 단계다.
청정 수소 연료와 e-퓨얼의 가격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란과 같다. 생산량을 늘리면 가격이 저렴해지고 보편적 상용화에 유리하다. 현재 녹색 수소 연료는 탄소 중립에 가장 이상적인 연료지만 천연가스로 생산된 수소(회색 수소) 보다 10배가량 비싸다. 수소 연료는 e-퓨얼보다 생산비가 저렴하다.
가령,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포르쉐(Porsche)는 e-퓨얼 연료 구동 내연기관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 칠레의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HIF와 협력하고 있다. 정유 기업들도 e-퓨얼 연구개발과 투자에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이데미츠고산 일본 정유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공기업인 아람코도 내연기관차 구동에 필요한 합성 e-퓨얼 연료 기술을 개발 중이다. e-퓨얼 생산가는 현재 리터당 8~12유로로 고가이나 향후 수요 증가와 생산량 증대로 1유로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특히, 수소 연료전지 기술의 경우, 현재 한국의 현대차는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독일에 설립한 HD현대중공업 유럽연구센터에서 액화 수소연료 개발 중인데, 이 성과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 13번에 의거, 항만과 항공연료(SAF) e-퓨얼 연료 공급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박: 국제 정치적 측면에서, 녹색에너지 전환에 회의적 입장인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은 에너지 전환 계획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 보나?
게링거 교수: 에너지전환 정책의 추진 일정은 짧게는 5~10년 길게는 20년가량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녹색경제신문: 미국과 특히 유럽 차 시장에 가하는 중국산 전기차의 위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게링거 교수: 중국산 전기차는 엔지니어링, 디지털 첨단성, 차 디자인 면에서 미국과 독일산 전기차에 비하면 손색없을 만큼 발전했다. 문제는, 자동차는 우수한 성능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중국산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음에도 기대한 것보다 매출이 부진한 이유다.
녹색경제신문: 끝으로, 글로벌 자동차 기술 분야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에 대한 평가는?
게링거 교수: 현대차는 일본 보다 수소차와 전기차 개발에 늦게 착수했지만 불과 5~8년만에 도요타를 능가하는 기술력에 도달했다. 가령, 현재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 ‚이노니크 5’ 모델은 매출 면에서 대 히트를 거두고 있으며, 다음 모델인 ‚이오니크 6’는 에어로다이내믹한 차체 디자인과 더 우수해진 기술력이 돋보인다.
현재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e-퓨얼셀과 수소 연료 전지 기술 부문에서 세계 첨단 기술을 갖췄다. 또, 현대차 계열사들은 독일의 차 부품업체 보시(Bosch)와 연구 협력을 통해서 수소 연료 구동식 트럭을 생산하며 메르세데스나 볼보 등 대형차 제조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현대차 계열사들은 미래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와 신재생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비해 광범위하게 다양한 기술을 동시다발로 투자 연구하는 광범위한 다중적 전략을 취하며 투자하고 있다. 다가올 10~20년, 다양한 에너지원과 대안적 모빌리티 솔루션이 다원적・병렬적으로 공존할 시대에 대비한 전략이다.
25여 국가에서 온 80여 글로벌 자동차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될 2025년 제46회 비엔나 국제 모터 심포지엄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호프부르크 궁에서 5월 14~16일까지 열릴 계획으로, 참가 신청을 원하는 기업이나 개인 참여자의 신청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 일정.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