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합 시총 90.68% 늘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배경
트럼프발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전망까지 수혜로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대표 방산업체들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22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전망과 미국 대선 정국이 방산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KAI), 현대로템 등 국내 4대 방산업체들의 시가총액은 17일 15시 기준 47조9692억원으로 나타났다. 합산 시가총액이 25조원 가량(지난해 12월 30일 기준 25조1570억원)이던 지난해 연말 대비 22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 기준 이들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 증가율은 90.68%에 달하며, 이는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지난해 방산업체들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반이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및 다양한 무기체계의 해외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LIG넥스원과 KAI 역시 미사일, 전투기 등 핵심 방산 제품의 수출 증가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현대로템은 K2 전차 수출 확대가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방산업체들의 성장 전망이 밝은 이유는 국내 방산업체를 찾는 견조한 수요와 글로벌 리더십의 변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지역 분쟁 확대,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해 각국의 국방예산이 늘어나고 있으며, 한국 방산업체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수출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news/photo/202502/323354_367245_14.jpg)
특히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난 임기 동안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을 강조하며 자체적인 방위력을 강화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천명했지만 중동 전쟁이나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유발하는 기조가 더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미국의 방산 수요 변화에 따라 추가적인 수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탄탄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다수의 대형 수출 계약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방산업체들의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 등의 리스크도 존재하는 만큼, 시장의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안보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한국산 방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 방산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및 중동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정책상, 미국의 동맹국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기조는 한국 방산업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