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카드도 애플페이 도입...고객이탈 방지가 목표? 기대 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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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협카드도 애플페이 도입...고객이탈 방지가 목표? 기대 효과 '미미'
  • 유자인 기자
  • 승인 2025.03.0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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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에 이어 우리·NH농협카드 역시 애플페이 검토 중
애플 수수료, 타국보다 높다...삼성페이 등 다른 간편결제사도 수수료 유료화 가능성 있어
교통카드 결제 불가, 단말기 교체 비용도 문제
현대카드, 애플페이 효과 단기성이었지만... 타 카드사 "고객 이탈 방지해야"
애플페이 [사진=애플]
애플페이 [사진=애플]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신한·KB국민에 이어 우리·NH농협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면서 국내 카드사 전반으로 애플페이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 애플페이 도입에 필요한 단말기 교체 비용 등 장애물이 존재해 실제 카드사 수익에 미칠 효과가 크지 않고 고객 이탈 방지가 목표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월 농협은행이 애플 관계자를 만나 애플페이 도입을 상의하고 우리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애플페이 약관이 등장하고 KB국민 역시 출시 시기를 논의하는 등 국내 대형 카드사 사이 애플페이 도입이 확산될 전망이다. 

애플페이 도입... 문제는 수수료·단말기

카드사에게는 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부담하는 애플페이 수수료는 건당 0.15%로 알려져 있다. 이는 중국의 애플페이 수수료 0.03%, 이스라엘의 0.05%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애플페이 도입이 확산되면서 타 간편결제사들 역시 수수료 유료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역시 ‘복병’으로 작용한다. 현재 삼성페이는 수수료가 무료지만, 지난 1월에는 카드사들을 방문해 수수료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고 지난달에는 국회를 방문해 수수료 부과 논의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수료 도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측된다. 수수료 역시 애플페이와 같은 0.15%로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도 마찬가지로 현재는 수수료가 무료지만 카드사들이 해외 기업인 애플에만 수수료를 지급하게 된다면 이들 간편결제사들도 불만을 느끼고 언제든 수수료 유료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교통카드 기능 지원 역시 중요한 변수다. 현재 티머니페이나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없다. 지난 1월 교통카드 도입 논의가 진행됐으나 결국 좌초됐다. '반쪽페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교통카드는 애플페이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임에도 난항을 겪는 이유는 수수료 문제다. 티머니는 애플페이와 무선통신기술(NFC) 호환성, 보안 문제 등 기술적 과제는 모두 해결한 상황이지만 수수료 문제로 협상이 결렬되면서 교통카드 연동이 지연되고 있다.

교통카드 결제 구조는 이미 역마진 문제로 카드사가 적자를 보고 있어 애플페이 연동이 어렵다. 카드사가 티머니에게 카드결제 수수료 1.5%를 받지만, 티머니에 시스템 사용료를 포함해 3%의 정산 대행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로 카드사는 교통카드 사용이 늘어날수록 적자를 보고 있어 수수료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단말기 교체 비용 역시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 애플페이는 국제결제표준(EMV) 규격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통해서만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 지원 단말기 가격은 한대당 평균 2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최초 도입 당시 PG·VAN사들은 가맹점에 새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기에 단말기 매출로 반사이익을 기대했고 주요 PG·VAN사들은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와 서비스를 출시·판매했다. 

문제는 도입 이후로 NFC 단말기 보급률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아이폰을 주로 사용하는 2030세대 고객 유입이 중요했지만, 단말기·서비스 판매입장에서는 가맹점주가 고객이다. 2030세대 수요가 없는 가맹점은 비용을 내가며 NFC 활성화를 고려할 이유가 없었다. 

최초 도입 당시 현대카드가 단말기 교체 비용을 보조했고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동반성장위원회도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을 대상으로 NFC·QR 단말기를 지원했음에도 NFC 단말기 보급율은 현재 10% 정도에 그쳤다. 이 역시 전국 편의점, 백화점, 대형 식음료 브랜드 등 한정적이다. 

애플페이 도입 성과 애매하지만... 타 카드사 “고객 이탈 방지해야” 

현대카드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이후 한 달간 신규 발급된 현대카드는 약 35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13만8000장) 대비 156% 증가했다. 이 중 신규가입 개인회원은 20대 51%, 30대 28%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입 효과를 누렸다.

다만 이 같은 ‘허니문’도 길지 않았다는 평가다. 2023년 3월엔 직전달 대비 78.9% 급증한 19만5000명이 새롭게 현대카드에 가입했고 4·5월엔 증가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각각 15만9000명, 13만9000명이 유입되며 신규 회원수 1위를 유지했다. 6월에는 삼성·KB국민에 추월당해 3위, 7월에는 롯데에 추월당해 4위, 8월에는 신한에 추월당해 신규 회원수가 5위로 떨어졌다. 

신규 회원이 늘어나긴 했으나 단기간에 그쳤다는 평가는 휴면카드 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휴면카드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카드로, 휴면카드 수는 243만4000장으로 전년 동기(208만8000장) 대비 16.6% 늘었다.

개인 회원의 거래액도 줄었다. 2023년 8월 중 현대카드 개인 회원이 국내·외에서 결제한 일시불·할부금액(신용판매)은 10조2534억원으로 나타나 전달보다 1.80%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0.14%, 삼성카드는 0.06%, KB국민카드는 1.10% 개인 신용판매가 줄어들어 타 카드사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래액이 줄자 시장점유율도 감소했다. 2023년 8월 현대카드의 개인 신판 시장점유율은 16.53%로, 7월 16.63%보다 0.1%포인트(p) 떨어졌다.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애플페이 출시 이후 6월 한 달을 제외하고 꾸준히 상승했다. 애플페이 출시 전달인 2월 15.78%였던 시장점유율은 5월 16.83%까지 치솟았으나 8월 들어 다시 16%대 중순으로 내려앉았다. 애플페이 도입 5개월만에 일어난 일이다. 

실적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현대카드는 신한카드를 제치고 신용판매 이용실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연간 신용판매액 규모는 총 166조2688억원으로, 그동안 신용판매 실적 1위를 지켜왔던 신한카드의 166조340억원을 능가한다. 신용판매액은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이용액을 제외한 국내·외에서 신용카드로 승인된 금액으로 카드사의 본업 경쟁력을 나타낸다.

다만 높은 신용판매 실적이 수익성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401억원으로 업계 4위에 그쳤다. 카드사 빅4로 꼽히는 신한카드(5527억원), 삼성카드(5315억원), 국민카드(3704억원)와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이에 타 카드사의 애플페이 도입은 실적과 수익보다는 고객 이탈 방지라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실적에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라며 “젊은 층에서 아이폰을 많이 사용해 장기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나 단말기 문제가 남아있는 건 맞지만 앞으로 애플페이 사용자가 늘어날 전망인데 회사 입장에서는 마냥 두고 볼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해 사실상 고객 이탈 방지 목적이 더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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