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리밸런싱·실적 성장 덕분... CET1 비율 높을수록 총주주환원율 ↑
보험사 M&A에도 긍정적... 당국, 우리금융 재무 상황 등 평가해 '승인 여부' 판단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보통주자본(CET1) 비율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과 견고한 실적 성장이 CET1 비율 상승으로 연결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과 보험사 인수합병(M&A)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CET1 비율은 12.1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14%포인트(p),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공개한 잠정치 대비 0.05%p 각각 상승한 수치로,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이 12%를 넘은 것은 지주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CET1 비율이 전년 말보다 개선된 곳은 4대 금융 중 우리금융뿐이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13.22%→13.22%)은 변화가 없었으며, KB금융(13.59%→13.53%)과 신한금융(13.17%→13.06%)은 소폭 하락했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재무건전성 지표로, 자기자본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자본(보통주·이익잉여금 등)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된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4대 금융 전반의 CET1 비율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지난해 말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탓이다. 통상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르면 CET1 비율은 약 1~3bp(1bp=0.01%p)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해도 1310원대였던 달러·원 환율이 연말에는 147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금융지주사들의 CET1 비율 관리 부담이 적지 않았다"며 "우리금융으로서는 CET1 비율의 하락을 점쳤던 업계 일각의 예상을 기분 좋게 뒤집은 셈"이라고 전했다.
우리금융이 CET1 비율을 개선시킬 수 있었던 주요 배경 중 하나로는 먼저 자산 리밸런싱 전략을 통해 전사적으로 RWA를 관리했다는 점이 꼽힌다. 일례로, 지난해 초부터 10월까지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슬로건 하에 대대적으로 기업금융 영업을 확대했으나 이후에는 기업대출 잔액을 유지하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재빨리 대응해 환율 등으로 인한 CET1 비율 악화를 상당 부분 상쇄시켰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더 높게 적용돼 잔액 증감이 RWA 값에 미치는 영향도 가계대출보다 큰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며 '순이익 3조 클럽'에 재입성했다는 점도 우리금융의 CET1 비율 상승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 언급된다. 실적 개선으로 이익잉여금 등이 증가한 덕분에 CET1 비율이 18bp 가량 상승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3.1% 증가한 3조860억원으로, 이는 지난 2022년 기록한 3조1471억원의 뒤를 잇는 역대 두 번째 실적이다.
금융권에서는 CET1 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우리금융의 밸류업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다른 지주와 마찬가지로 우리금융 역시 CET1 비율을 주주환원 등을 위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따라 올해까지 CET1 비율을 12.5%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CET1 비율 12.5~13% 구간에서는 40%까지, 13% 초과 구간에서는 50%까지 총주주환원율을 각각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권은 CET1 비율 상승이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단계에서 3단계로 낮추면서 보험사 인수 승인 여부가 금융위원회의 '재량'에 달리게 됐는데, 금융위가 재무 상황과 내부통제 등 정량·정성 평가를 종합해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개선된 CET1 비율이 더욱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리스크와 수익성의 균형 성장을 추구했던 효과를 보고 있다"며 "(우리금융이) CET1 비율을 높이는 데 성공한 만큼, 당국이 M&A 승인을 위한 조건으로 추가적인 재무건전성 개선 등을 내걸더라도 다소 안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RWA 값을 주시하면서 우량자산을 확대하는 방향 등으로 CET1 비율을 관리해 나갈 것 "이라며 "우리투자증권이 자리를 잡고 보험사 인수가 승인돼 수익성이 향상되면 CET1 비율은 지금보다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