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손실 6.2조원 불구 파생상품 이익 8.4조원으로 상쇄
- 금감원 "은행별 영업모델 리스크 집중 점검할 것"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들이 지난해 달러 강세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탄탄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7일 '2024년 외국은행 국내지점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하며 32개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조78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성 확대 상황에서 파생상품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은지점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1조5560억원)보다 2241억원 늘어난 1조7801억원을 기록했다. 본점 부실화로 영업이 축소된 UBS(舊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은 4536억원의 손실을 내며 이번 통계에서 제외됐다.
이자이익은 해외 조달비용 상승 여파로 958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2% 감소했다. 달러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SOFR 금리(3개월)는 연평균 5.0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22%로 낮아지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된 영향이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2조5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35.6%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2조2329억원으로 전년보다 119.1% 늘어난 점이 두드러졌다. 환율 상승으로 외환부문에서 6조233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나, 파생상품에서 8조4667억원의 이익을 올려 손실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외은지점은 일반적으로 본점에서 달러를 차입해 FX스왑·통화스왑 등을 통해 원화로 바꿔 운용한 뒤 달러로 상환하는 영업방식을 취한다"며 "이 때문에 환율 상승 시 외환 부문은 손실, 파생 부문은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이익은 4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58.5% 감소했다. 연말 기준 국채 금리 하락 폭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면서 유가증권 매매·평가이익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원/달러 환율은 연말 기준 1470원으로 전년 말(1289.4원)보다 크게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계 은행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미국계 5개 지점의 당기순이익은 4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0% 증가했다. 유럽계는 4945억원으로 소폭 감소(-2.0%)했으며, 중국계는 3344억원(-5.4%), 일본계는 4012억원(+15.6%)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환율 급등이 외은지점 영업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분기별 순이익을 보면 4분기에 5700억원으로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으며, 외은지점들의 총자산(평균잔액)은 409조1000억원, 총자산대비 이익률(ROA)은 0.44%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이어 "외은지점의 영업전략 변화, 유동성 등을 상시 감시하고 검사 시 은행별 영업모델에 따른 리스크를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