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조3천억 마련 위해 3조6천억 증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 논란을 계기로, 한화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 방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단순한 자본조달이 아닌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적 수단”이라며, 관련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집중 제기됐다.
이번 토론회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상법 개정의 정당성과 지배구조 개혁 필요성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 거래의 실질적 배경 ▲사형제 중심의 지주구조 변화 ▲대규모 유증에 따른 일반 주주 피해 등의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상증자 규모·시기 모두 수상, 사전기획 의혹 커져
발제를 맡은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3천억 원에 한화에너지의 한화오션 지분을 매입한 직후, 불과 40일 만에 3조6천억 원이라는 초대형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은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며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과 지분 희석이라는 이중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이사회가 이를 방치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배구조 내에서 ‘옥상옥’ 지주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 시드머니 조달 수단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 시작일 뿐, 실질 규제장치 함께 가야
토론자로 참여한 최한수 경북대 교수는 “한화는 지난 20년간 자산을 15조에서 112조 원으로 불리는 동안 지배주주 지분은 단 2%에 불과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부 떼기-붙이기, 계열사 전환 등의 방식으로 소유권을 공고히 해온 것은 ‘제도 미비’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곽정수 한겨레 기자 역시 “이번 사안은 단순 유증이 아니라 승계를 위한 종합 설계의 일부”라며 “김동관 부회장이 매도자(한화에너지 최대주주)이자, 매수자(한화에어로 대표)이며, 대상 회사(한화오션) 등기이사라는 점에서 책임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김종보 소장은 “지배주주의 전횡이 반복되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문구 수정에 그치는 상법 개정보다, 의결권 제한이나 주주대표소송 강화 등 실효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소장은 “재벌 총수 일가의 계열사 간 자본 거래는 사실상 아무런 규제 없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 대가는 결국 일반 소액주주들이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 사태, 기업 지배구조 개혁 필요성 역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일본은 10년에 걸쳐 회사법을 개정하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이뤘다”며 “한국은 여전히 편법적 지배구조가 만연하고 있으며, 이번 한화 사태는 그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남근 의원은 “경영 판단의 책임을 일반 주주에게 전가하면서 대주주의 이익만 보호하는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상법 개정안이 이번 주 목요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될 예정”이라며 “한화 사태를 계기로 지배구조 개혁의 흐름이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