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캐롯손보 흡수합병 수순...디지털보험 실험 6년만에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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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캐롯손보 흡수합병 수순...디지털보험 실험 6년만에 좌초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04.2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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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간 누적 적자 3300억원...자본건전성 위기에 합병 선택
- 디지털보험 전략 좌초...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재편 신호탄
- 디지털보험사 5곳 작년 손실 1886억원...비대면 채널 규제 한계 직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캐롯손해보험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캐롯손해보험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자회사인 캐롯손해보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며 흡수합병을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이날 캐롯손보 주식 2586만4084주를 약 2056억원에 현금으로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한화손보의 캐롯손보 지분율은 기존 59.6%에서 98.3%로 크게 늘어났다.

한화손보는 티맵모빌리티(10.7%), 현대자동차(2.5%), 카발리홀딩스투자목적회사(8.4%), 알토스벤처스(9.5%) 등 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며 사실상 캐롯손보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한화손보는 나머지 우리사주 지분 등 1.7%도 매입을 완료한 후 다음 달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문효일 캐롯손보 대표는 직원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회사 매각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유상증자 또는 한화손보에 흡수합병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 대표는 "보험업의 특성상 자본건전성 유지를 위해 꾸준한 자본확충이 요구된다"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롯손보는 2019년 5월 국내 최초의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했다. 한화손보를 비롯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투자사들이 총 2986억원의 자본금으로 합작 설립한 것이다. 특히 출범 당시 2025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내세웠으나, 설립 이후 줄곧 적자에 시달리며 이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

주목할 점은 캐롯손보가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설립 첫해인 2019년 91억원의 손실을 시작으로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795억원, 2023년 760억원, 2024년 6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6년간 누적 적자는 약 33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56.24%로, 전분기(189.44%)보다 33.2%포인트 급감해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캐롯손보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했지만, 바뀐 회계기준으로 자본확충 부담은 더욱 커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이와 함께 한화손보는 캐롯손보 설립 당시 516억원 규모로 출자한 이후, 유상증자 등에 2300억원 넘게 추가 자금을 수혈했다. 현재 진행 중인 합병을 통해 한화손보는 캐롯손보의 자본 건전성 이슈 해소와 함께 디지털 플랫폼 확장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캐롯손보의 디지털채널 확보를 통해 채널 다양성 확보, 상품 라인업 확장, 채널 간 크로스 판매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한화손보는 합병 이후 원칙적으로 캐롯손보 전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방향을 잡았으며, 재무 건전성 비율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캐롯손보의 자본건전성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합병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합병 시 매출과 비용 시너지로 연결기준 손익은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지털 보험사 5곳(캐롯손보·카카오페이손보·하나손보·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신한EZ손해보험)의 당기순손실 총액은 1886억원에 달하며, 대부분의 디지털 보험사가 유상증자나 사업구조조정 등을 통해 생존을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혁신을 표방했던 디지털 보험사의 실험이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비대면 채널을 통해 모집해야 하는 규제적 제약과 보험업의 근본적 과제인 수익성 확보라는 두 가지 난관을 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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