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출구없는 대치...한화세미텍, 꽃놀이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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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출구없는 대치...한화세미텍, 꽃놀이패
  •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 승인 2025.04.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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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내 강경론 주도…한화에 특주 캐파 체크
장기적 SK-한화 vs 마이크론-한미 구도로 재편 예상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 기자]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가 TC본더 공급망을 두고 출구 없는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화세미텍이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가 촉발한 '반란'이 TC본더 공급망을 재편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한화세미텍의 존재감이 대폭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관련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한미반도체가 CS인력을 SK하이닉스 이천 사이트에서 전원 철수시킨 데 이어 TC본더 가격 인상안을 제시한 시점인 이달 초 SK하이닉스 역시 한화세미텍 측을 대상으로 일종의 특주 PO 물량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캐파를 체크하는 등 신속하게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반도체가 CS 인력을 복귀시키지 않고, 사실상 SK하이닉스와 결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플랜B를 가동했다는 이야기다. 

각 사의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SCM(공급망관리) 관련 부서에서 한미반도체가 TC본더 공급망에서 제외되는 상황을 가정한 비용 산출 및 한화세미텍의 대응 능력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체크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세미텍과 거래하는 협력사들 역시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화세미텍 플립칩 본더 및 TC본더 사업에 밝은 한 관계자 역시 "구체적인 수량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데, 한화세미텍에 본더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측에 한화세미텍의 (예정 수량 외) 특주 오더가 내려오는 등 신규 물량 대응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갈길 바쁜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의 최근 조치들을 일종의 '영업방해'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설 거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월 6세대 HBM인 HBM4 12단 최신 제품의 샘플을 엔드유저(엔비디아)에 보내는 등 12단 HBM에 대한 양산 포션을 크게 늘리고 있다. 5세대 HBM인 HBM3E 12단의 출하 비중은 이미 절반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최근 일부 매체에서 보도한 양 사의 '결별설'은 사실이 아닌 걸로 파악된다. 한미반도체가 입고한 12단 이하 HBM 양산용 TC본더를 전량 철수하고, 신규로 채워넣는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공급선 다변화 측면에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최근 감지되는 움직임들을 보면 장기적으로 TC본더 공급망을 두고, 전면적인 구도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HBM 본딩 수율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CS 계약을 위반하고, 거기에 금기에 가까운 ASP(평균공급가) 논쟁을 지핀 한미반도체와는 장기 동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글로벌 1위 메이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란 점도 언급된다. 

궁극적으로 HBM TC본더의 공급망은 SK하이닉스-한화세미텍(ASMPT)와 마이크론-한미반도체 식의 그림이 짜여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세메스(신카와)가 있다. 그림만 놓고 보면 한미반도체 입장에서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전언이다. 

실제 한미반도체의 수율 엔지니어(CS팀)은 마이크론 양산 라인에 투입돼 고객사의 만족도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까지 양산용 TC본더의 공급망을 한미반도체와 야마하(YAMAHA) 그룹의 계열사인 신카와(Shinkawa) 등으로 고루 배분해 구성했다. 하지만 현장 대응력 면에서 한미반도체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하반기 포캐스트를 한미반도체에 몰아줄 가능성이 커졌다. 30대 이상이 거론된다.  

마이크론 역시 선택지가 한미반도체를 제외한 대안은 크게 없다는 진단이다. NCF(비전도성 접착 필름)을 D램 겹겹이 부착하고 TC본더로 열압착을 하는 방식으로 양산을 하는 마이크론은 일단 기술적으로 한화세미텍의 TC본더를 도입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에 엮여 있는 세메스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일본의 시바우라테크놀로지(ShibauraMechatronics), 도레이 등인데, TSMC 등 각 고객사를 커버하느라 캐파가 나지 않는다. 신카와는 수율 및 현장 대응력에서 이미 한미반도체에 밀렸다. 

그렇다면 한미반도체가 낮잡아 보는 한화세미텍의 캐파 대응력은 어떨까. 12단 이상에서 결국 한미반도체의 공백을 메워야하는데, 전문가들은 "전혀 문제 없다"는 의견이다.

한화세미텍은 반도체용 중고속기 칩마운터 시장의 글로벌 1위 사업자다. 월 200~300대 정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플립칩 본더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양산 라인에 진입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 영역에서도 한미반도체와 경쟁한다. 

업계 전문가는 "고객사 커스터마이징에 대응하는 단납기 수주 제작에는 약할 수 있지만, 표준화된 양산형 장비의 장납기 대응은 업계 톱티어 수준"이라면서 "자재에 대한 준비만 돼 있으면 당장 양산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화세미텍의 TC본더(출처=한화세미텍 홈페이지)
한화세미텍의 TC본더(출처=한화세미텍 홈페이지)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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