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접점 다각화 통한 '신규 고객 확보→저원가성 예금 증가' 기대
협업 플랫폼 이용자 기반 업계 최고 수준... 자금조달 경쟁력 강화 탄력받을 듯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은행이 놀(NOL·옛 야놀자)과 당근(옛 당근마켓) 등 플랫폼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임베디드(Enbedded) 금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객 접점을 다각화해 신규 고객 유치를 확대함으로써 저원가성 예금을 한층 용이하게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업계 최고의 이용자 기반을 보유한 플랫폼들과 연이어 손잡은 만큼 하나은행의 전략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여행·여가·문화 플랫폼 놀을 운영하는 놀유니버스와 '금융과 여가를 연계한 디지털 금융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의 금융서비스와 놀유니버스의 플랫폼 운영 역량을 접목해 새로운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해당 협약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놀유니버스 제휴점 및 사용자 대상 신규 통장 출시 ▲골프·축구 등 스포츠 콘텐츠 특화 금융 상품 기획 등 금융과 여가를 하나로 연결하는 다양한 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마케팅 협업을 추진키로 했다. 협업 상품은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으로, 양사는 놀유니버스 플랫폼 전용 통장을 개설한 고객에게 향후 포인트 적립 등 다채로운 리워드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하나은행이 플랫폼과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3월에는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과 협업해 간편결제 '당근페이'를 접목한 입출금통장 '당근머니 하나통장'을 선보였다. 재작년 11월 당근과 '지역 기반 금융 서비스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내놓은 첫 협업 상품으로, 당근페이의 선불 충전금인 '당근머니'를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안전하게 보관하고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금융권은 하나은행이 임베디드 금융 확장을 위해 플랫폼과의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임베디드 금융은 금융사가 비금융사의 플랫폼 내에 금융 기능을 탑재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쉽게 말해 고객이 금융사가 아닌 비금융사의 앱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임베디드 금융"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술 발전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흐릿해짐에 따라 임베디드 금융이 은행 등 금융사의 핵심 비즈니스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전까지는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 등을 경쟁자로 여기던 금융사들이 자세를 바꾸고 (빅테크·플랫폼과의) 협력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임베디드 금융 확장을 통한 자금조달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각 플랫폼을 전진기지 삼아 플랫폼 이용자들을 신규 고객으로 흡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연 금리가 0%대로 낮아 은행이 예대마진을 확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예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쟁사인 신한·국민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의 예수금 내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아직 40%에 미치지 못한다"며 "두 은행에 비해 업력과 영업점 수 등이 다소 부족한 것이 (저원가성 예금 비중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를 저비용·고효율로 극복하기 위해 하나은행이 꺼내든 카드 중 하나가 바로 플랫폼과의 협업"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 같은 하나은행의 임베디드 전략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이 협업 상대로 택한 플랫폼들의 브랜드 인지도와 이용자 선호도 및 기반 등이 각 분야 최고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놀과 당근은 각각 국내 여행·여가 및 중고거래 시장에서 1위 플랫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2022년 간편결제 1위 사업자인 네이버페이와 협업 상품(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을 출시해 조기 '완판'을 달성하는 등 이미 플랫폼과의 협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남긴 적이 있다"며 "놀과 당근 역시 브랜드 파워와 고객 충성도 등이 우수한 만큼, 두 플랫폼과의 협업이 하나은행의 자금조달 경쟁력에 충분히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