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 전 생애주기 탄소 관리 체계로 전환 필요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국내에서 탄소중립 건축을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인증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민간 부문에선 참여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녹색건축인증(G-SEED), 제로에너지건축물(ZEB) 등 인증을 확보해 ‘친환경 실적’을 쌓고는 있으나, 다수 프로젝트가 법적 의무를 겨우 충족하거나 마케팅 차원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인증제도 간 중복, 낮은 인센티브, 실효성 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민간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녹색건축 기본계획에 따라 G-SEED, ZEB 인증 등 다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건축물 에너지등급제와 ZEB 인증을 2025년부터 통합해 관리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만 늘어난다”는 불만이 크다.
건설사 관계자는 “인증이 늘수록 컨설팅사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 본질보다 서류 작업에 치중하게 된다”며 “민간 발주자가 이를 꺼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3년까지 ZEB 본인증을 완료한 민간 건축물은 전체의 2%에도 못 미친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고등급 인증을 취득할 동기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정부가 제공하는 용적률 완화나 세제 감면 혜택은 대부분 공공 건축에 집중돼 있고, 민간 부문에는 일부 지자체 조례를 통한 제한적 인센티브만 존재한다. 그마저도 절차가 까다롭고 적용 여부가 불확실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신축 아파트나 사옥에 친환경 인증을 적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ZEB 1등급이나 녹색건축 최우수 등급을 받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대부분 시범사업이나 고급 단지에만 적용하고 있으며, 실제 시장의 일반 민간 건축물에선 고등급 인증은 여전히 ‘보기 드문 일’로 남아 있다.
환경분야 전문가는 “ESG 경영과 실적 확보 차원의 사업이 많고, 입주 후 실제 운영 성능을 검증하는 체계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제는 건축물의 설계·시공 뿐 아니라 재료, 해체, 에너지 운용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ZCB(탄소중립건축 인증)’ 같은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며 “민간 참여를 끌어내려면 실질적 경제성과 명확한 규제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