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 PE 등 M&A 업무 홀딩, 일각선 '환영' 여론도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기자] 기업 인수합병(M&A)시 의무공개매수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법안 심사에 들어간 가운데 여당 측이 제시하고 있는 '100% 의무공개매수안'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당초 50%+1주 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100% 공개매수안이 글로벌 스탠더드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적합할 거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24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M&A 과정에서 25%의 지분율 이상을 취득할 경우 잔여 지분 전량(+75%)에 대한 의무공개매수를 보장하는 개정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안을 담고 있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지난해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최초 발의는 2022년 김남근 의원 등이 발의한 안이다. 현재 정무위 심사에 돌입한 상황인데, '50%+1주' 안과 100% 안을 두고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법안 심사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각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해당안(100% 공개매수안)을 포함한 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00% 인수안에 대한 각계의 우려 여론이 충분히 답지된 상황에서 절충안을 거친 한국식 의무공개매수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언이다.
100% 인수안은 현행 영국이나 독일식 의무공개매수제도 안에 착안한 방식이다. 타법인의 대주주 경영권 지분을 25% 인수하는 경우 나머지 75%에 대해서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는 게 골자다. 영국이나 독일식 의무공개매수제도는 대주주 경영권 관련지분 30% 매입시 적용된 경영권 프리미엄 기준가로 나머지 잔여 지분에 대해서도 공개매수제의를 해야한다.
시장의 자율을 강조하는 미국의 경우 M&A 시 의무공개매수를 강제하지는 않지만, 일정 지분(5% 이상)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발생 10일 이내 디테일한 거래 공시 의무(Schedule 13D)가 발생하며, 공개매수의 응모자 간 동일한 가격과 조건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M&A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주권 침해와 관련 공개 의무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현재 소위원회에서 해당 개정안에 대해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미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2022년부터 의무공개매수제도와 관련 논의가 시작된 만큼 차기 본회의 테이블(표결)에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당시 금융위는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안의 모태를 제공한 바 있다. 소액주주 보호 취지다.
국회나 PEF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초 절충안으로 제시됐던 50%+1주 의무공개매수안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100% 의무공개매수안이 소액주주보호와 M&A 시장 정상화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세부의견이 제시되면서 해당 안이 힘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영권 거래, 바이아웃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형 PEF(사모펀드)나 관련 협의회에서는 내부적으로 법안 통과를 전제로 한 내부토론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기회 요인과 동시에 비용상승 등의 위기요인에 대한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협의체인 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 관계자는 "의무공개매수제도 안이 처음 나오고, 지난 국회 회기 때까지는 50%+1주 안이 힘을 받는 모양새였지만 지금은 양상이 조금 다르게 흘러가는 걸로 파악된다"면서 "100% 전량을 공개매수해야 한다면 M&A 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지배주주의 프리미엄을 일반주주 역시 함께 향유할 수 있지만, M&A 시장 위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장 검토되고 있는 M&A 안 역시 '홀딩'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국내 최상위권(AUM 기준) VC/PE 법인의 한 중역은 "내부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토론을 이어가는 등 분주하게 스터디를 하고 있다"면서 "상장사 경영권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체들이나 향후 경영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주체들의 경우 예정했던 스케줄을 수정하는 등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안의 디테일이 공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자칫 선제적으로 M&A에 뛰어들었다가 정부의 눈밖에 나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100% 공개매수안을 둘러싸고 관련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점은 역시 인수비용 증가다. 통상 시장에서 거론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은 현가의 최소 20~30% 수준인데, 이를 잔여지분에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는 기존 인수비용의 배 이상이 투입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때문에 규모가 큰 중대형 상장사를 비롯해 SI(전략적투자자)를 업고, 회사를 키우고자 하는 중소, 벤처기업의 경우에도 자본 유입의 기회를 잡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는 이야기다. FI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25% 이하 쪼개기 매수 등의 편법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검증된 방안이고,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중견 PEF 중역은 "초기 혼선이 뒤따르겠지만, 시장은 제도에 금세 적응할 것"이라면서 "대주주와의 짬짜미가 아니라 거래과정 자체가 투명화되면서 기업 투자 상에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텐데, 단기수급에 따른 기업가치 변동 보다 미래 성장가치가 있는 기업에 대해 합당한 가치가 매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간 코스닥 시장을 혼탁하게 했던 무자본 M&A 등의 비정상적 기업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 지면서 시장 디스카운트 요소도 대폭 해결될 것"이라며 "증시 전체의 부양 효과도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