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OK금융그룹이 추진하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중단됐다. 양측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전까지 가격 조율을 마쳤으나, 핵심 조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7개월에 걸친 협상이 무산되면서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저축은행 업계 구조조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OK금융은 지난해 말 삼일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아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으며, 이후 인수가를 1000억원 초반대로 조율하는 등 협상을 이어왔다. 그러나 세부 조건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결국 SPA 체결 직전 단계에서 협상이 결렬됐다.
상상인저축은행은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요건 미충족 사유로 6개월 이내 저축은행 주식 매각을 요구받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상상인 측은 OK금융 외에 사모펀드 등 다른 인수 후보자들과의 협상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OK금융 입장에서는 업계 1위 도약을 위한 전략에 급제동이 걸렸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과 함께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병행해 총자산을 확대,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 건 모두 협상이 불발되면서 M&A를 통한 외형 확장 전략은 사실상 좌초됐다.
이번 협상 결렬은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저축은행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부실 우려 저축은행의 퇴출을 원활히 하기 위해 M&A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한 바 있다. 적기시정조치 유예 대상 외에도 최근 2년간 자산건전성 평가에서 4등급 이하로 분류된 저축은행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도록 했다. BIS 비율 기준도 기존 9%에서 11%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OK금융처럼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 금융사를 중심으로 한 M&A가 중단되면서, 잠재적 인수 수요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OK금융이 빠지면서 대형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할 만한 주체가 사실상 사라졌다”며 “금융당국이 기대한 구조조정 드라이브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