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금융 '1000조 시장' 온다…금융지주 'ESG 채권 재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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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금융 '1000조 시장' 온다…금융지주 'ESG 채권 재편' 경쟁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08.0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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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년 1000조원 전환금융 시장 두고 금융지주 재편 본격화
- 전환금융, 기존 녹색채권 한계 극복…철강·석유화학 등 탄소집약 산업까지 확장
- KB금융 16.8조원 ESG 채권으로 시장 독주…4대 지주 경쟁 치열
4대 금융그룹 본사 사진
4대 금융그룹 본사.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내 전환금융 수요가 2030년까지 1000조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주요 금융그룹들이 기존 ESG 채권 전략을 전환금융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기존 녹색채권이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사업에만 자금을 제공하던 한계를 극복하고,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탄소집약적 전통산업의 저탄소 공정 전환까지 포괄하는 전환금융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SG 채권 발행 잔액은 253조2731억원에 집계됐다. 전환금융은 현재 탄소배출량이 높은 전통적 탄소집약 산업이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환금융이 기존 녹색금융으로 포괄하기 어려운 산업 영역까지 확장해 ESG 금융의 외연을 크게 넓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6조8000억원의 ESG 채권을 발행하며 은행계 금융지주 전체 발행액의 47.5%를 차지해 시장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지속가능채권 11조6000억원, 사회적채권 3조9000억원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전환금융 진출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투트랙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외화 지속가능채권 5억유로(약 8088억원)를 발행했고, 국내에서는 환경부 녹색채권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한국형 녹색채권 1200억원을 발행하는 등 국내외 동시 공략에 나섰다.

하나금융지주는 8조24억원의 ESG 채권 발행 실적을 바탕으로 야심 찬 장기 전략에 나섰다. 직전년도 6조4552억원 대비 23.9% 증가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2030년까지 ESG 채권 발행 규모를 25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장기적으로는 ESG 여신 25조원, ESG 투자 10조원 등 총 60조원의 ESG 금융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방침이다. 이 같은 장기 전략의 핵심은 하나은행이 구축한 K-택소노미 기반 ESG 심사 시스템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각각 3조9830억원, 3조4470억원의 ESG 채권을 발행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신한금융은 전환금융으로 총 9605억원을 집행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투명한 공시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ESG 평가 시스템을 통해 기업 리스크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대출 금리와 연동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우리금융은 중소기업 특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ESG 전환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컨설팅부터 자금 지원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히 제조업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ESG 채권 발행 금액이 1조1200억원에 머물러 2021년 1조8470억원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농업·농촌 특화 ESG 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농업 분야 탄소중립 지원과 농촌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금융에 특화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노 애널리스트는 전환금융 시장 확대 요인으로 산업계의 탄소중립 목표 설정, 정부의 K-택소노미 도입, 국내 제조업체의 RE100 참여 확산, 공급망 ESG 관리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와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계의 전환 투자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이 올해 하반기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전환금융 활성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전환금융 수요가 100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만큼, 기존 ESG 채권 발행 실적이 우수한 금융그룹들이 새로운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전환금융은 탄소집약적 산업의 점진적 변화를 전제로 하는 만큼 성과 측정과 투명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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