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배드뱅크를 활용한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과 새출발기금 지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캠코 이사회에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자본금 증자 안건이 통과되면서 관련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SPC 설립과 새출발기금 추가 출자를 의결했다. 이번 조치는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고, 저소득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새출발기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 두 사업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1조1000억원을 확보했다.
SPC는 준비 절차를 거쳐 이달 말쯤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설립 후에는 연체채권을 매입해 배드뱅크 역할을 수행하며, 약 4000억원이 투입된다. 민간 금융권에서도 은행권 3500억원 등을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권별 분담 비율을 놓고 금융권 내부에서는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특히 대부업계를 중심으로 정부가 제시한 연체채권 매입가율(5%)이 지나치게 낮다는 불만이 제기되며, 실제 매입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입가율 5%란 예를들어 채권 가액이 100만원이면 이를 5만원에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매입가율이 5%로 고정되면 회수 가능성이 있는 채권까지 헐값으로 매각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부실채권(NPL) 전문사나 대부업체의 경우 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캠코는 이와 별개로 배드뱅크 운영을 위한 수행 자문사 선정도 마쳤다. 지난달 29일 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삼일·한영회계법인, 법무법인 화우)을 배드뱅크 수행 자문사로 선정했다.
해당 컨소시엄은 내년 7월까지 약 1년간 캠코와 협력하며 회계·법무 자문, 연체채권 매입 기준(테이블) 산정, SPC 설립 지원, 협약서 작성 등 업무를 담당한다. 캠코는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회계·법률상 문제 소지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SPC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배드뱅크’라는 용어가 다소 난해하다는 판단에 따라 캠코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일까지 명칭 공모를 진행했으며, 이달 중 최종 명칭을 발표할 예정이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