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폭·증가율 5대 은행 중 1위... 기업여신 잔액도 1년 새 3% 감소
우리銀, 기업여신 '반등' 시동... 관련 온·오프라인 채널 등 재정비 '본주'
가파른 건전성 악화세는 여신 확대에 부담 요소... "보다 세밀한 리스크 관리 병행해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건전성이 지난 1년 간 적잖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비율 관리 과정에서 기업여신이 뒷걸음질한 와중에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깡통대출'은 1년 만에 70% 이상 불었다. 건전성 하락세가 눈에 띄게 가파른 만큼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재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기업대출 무수익여신 잔액은 6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3.7%(3409억원) 급증한 규모다. 무수익여신은 대출을 내주고도 이자조차 받지 못해 이른바 '깡통대출'이라 불리는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무수익여신 증가세는 타 은행과 비교 시 한층 두드러진다. 지속적인 경기 악화 탓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5대 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을 포함한 은행권 전반의 기업대출 무수익여신이 늘어났지만 우리은행의 '그래프'는 유독 급격하게 치솟았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가운데 기업대출 무수익여신 증가폭 및 증가율이 각각 3000억원과 40%를 넘어선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이처럼 무수익여신이 폭증하면서 우리은행의 전체 기업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상승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내 무수익여신 비중은 0.35%로 전년 동기 대비 0.16%포인트(p) 뛰었다. 이 기간 5대 은행 중에서 해당 비중이 0.1%p 이상 늘어난 곳은 우리은행뿐이다. 즉, 그만큼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내실'이 악화되는 속도가 빨랐다는 얘기다.
우리은행 입장에서 더욱 뼈아픈 부분은 건전성이 이 같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전체 기업여신 잔액마저 쪼그라들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추후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그간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에 필수적인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부실화 위험성이 비교적 큰 기업대출 공급을 의도적으로 조절해왔으며, 그 결과 올 상반기 말 기업여신 잔액(18조595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8%(5조376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만이 5조원 이상의 기업여신 잔액 감소폭을 기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과거 기업 영업에 집중하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은행인 터라 기업금융 경쟁력이 타 은행 보다 강했고, 덕분에 은행권을 대표하는 '기업금융 명가'로 불려왔다"며 "다만 최근에는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 확장보다는 우량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더욱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다시금 기업여신 확대하기 위해 관련 온·오프라인 채널을 재정비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기업여신 시스템 전반의 고도화를 검토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는 올 상반기 말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12.76%)이 밸류업 계획에서 설정한 연말 목표치(12.5%) 이상으로 올라왔다는 점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 등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방어하려면 한층 적극적인 기업대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반등' 노력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내놓고 있다. 무수익여신이 빠르게 불어나는 등 리스크 관리 부담이 뚜렷하게 커진 만큼 계획대로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무수익여신 규모 자체는 다른 주요 은행 중에서 가장 낮은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타행 대비 무수익여신 등 건전성 악화 속도가 다소 빠르다는 점은 분명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부실 발생폭을 줄이지 않으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등이 늘어나 기업대출 확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은행은) 기업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보다 세밀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해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부실이 늘어나면서 무수익여신이 증가했다"라며 "기업대출 확대와 중기·소상공인의 고통 경감을 위한 금융지원 등에 집중하되 건전성 리스크 역시 각별히 신경써서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