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침체·고용 불안 가속…세수도 큰 폭 감소
업계 "특별법 제정 통해 전기료 부담 완화·신성장 투자 촉진"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전기요금 급등 등 삼중고에 직면하며 구조적 위기 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는 기업 경영난이 지역경제와 고용 불안으로 확산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공청회’에서 한문선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은 “석유화학산업은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며 “정부 지원 없이는 기업들이 사업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가동률은 70~8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일부는 60%대까지 하락했다. 특히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석화기업들은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 회장은 “2021년 9조원 흑자를 냈던 주요 4대 석화기업이 지난해에는 1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며 “몇 년 새 10조원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경영난은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국세 징수 실적은 2021년 20조80억원에서 지난해 13조3831억원으로 33% 이상 감소했다. 여수·울산·서산 등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세수가 줄었고, 전후방 고용 유발 인원만 43만명에 달하는 산업 특성상 고용 불안과 협력업체 경영난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환경 규제와 산업용 전기요금 급등이 부담을 더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약 40~80% 올랐으며, 이는 석유화학산업 생산원가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한 회장은 “전기요금 폭등이 기업들의 투자 여력을 잠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특례 지원, 고부가·친환경 제품 투자 세제 감면, 연구개발(R&D) 확대와 금융 지원이 핵심 대책으로 제시됐다. 한 회장은 “수소·배터리 소재·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신성장 동력 투자를 위한 파격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별법 제정은 업계의 체질 개선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 규제로 인해 기업들의 통폐합이 어려운 점도 지적됐다. 김수련 법무법인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인가 제도가 있으나 활용이 제한적”이라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기업 구조조정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경쟁력 약화가 곧 국가경제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업계가 위기 극복과 신산업 전환에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