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자연자본 공시로 '소재·필수소비재' 리스크 22% 노출 확인
- AR³T 프레임워크 도입해 2030년까지 자연자본 금융 25조원 목표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KB금융그룹이 지난 7일 '푸른 하늘의 날'을 맞아 「2024 자연자본 공시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최초로 자연자본과 금융의 연계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공개한 보고서다.
자연자본 공시는 기업이 자연 관련 위험과 기회를 재무적으로 평가하고 관리 방안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제도다. 2021년 발족한 '자연자본 공시 협의체(TNFD)'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기존 기후변화 대응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으로 평가된다.
기록적 가뭄과 대형 산불 등 자연재해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민 안전과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도 자연자본 훼손이 초래하는 기업 비용 증가, 수익성 저하, 규제 강화, 투자자 행동 변화 등을 중대한 재무 리스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번 보고서는 TNFD 권고안에 따라 KB금융그룹의 자산 포트폴리오와 자연자본 간의 상관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특히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도를 산업별로 세분화해 측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연자본 의존도는 필수 소비재 부문이 가장 높았고, 자연환경에 대한 영향도는 소재 부문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종합적으로는 소재 부문이 자연자본과 관련해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였다.
리스크 노출 현황을 보면, 정책 변화나 규제 강화로 인한 이행리스크가 물리적 리스크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행리스크는 생태계 교란 22%, 수질오염 21%에 노출됐고, 물리적 리스크는 강우조절 기능 약화 10%, 수질정화 기능 저하 8%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KB금융그룹은 이러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층적 전략을 수립했다. 'K-Bee 프로젝트'를 통한 꿀벌 생태계 복원, 'KB 바다숲 프로젝트'를 통한 남해안 잘피 군락지 조성 등 직접적인 생태계 복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ESG 금융을 활용한 수자원 관리 인프라 구축 지원, 오염물질 저감 기술 투자, 중소기업 친환경 전환 지원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차원의 자연자본 리스크 완화에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자연자본 기여 금융 25조원 투자를 목표로 설정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제시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자연자본은 금융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글로벌 기준에 맞춘 공시를 통해 금융과 자연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KB금융그룹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KB금융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발간한 '자연자본 공시 보고서'의 작성 배경과 필요성은 무엇이며, 보고서가 기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나 TCFD 보고서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자연자본 공시 보고서 작성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글로벌 투자자의 요구사항이 '기후변화 중심의 재무정보 공개'에서 최근 생물다양성, 토양, 수자원, 생태계 서비스 등 '자연자본 전반'으로 공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 주요 투자기관들이 '자연자본 훼손이 기업 가치와 금융 안정성에 직결된다'는 인식을 갖고 관련 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있어 보고서를 작성하게 됐다.
둘째, 새 정부 국정과제로 '생물다양성 활동' 강화를 선정하는 등 정책적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도 자산 포트폴리오의 자연자본 의존도와 영향을 진단하고, 리스크 관리와 기회 발굴 전략을 공개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셋째, 가뭄, 산불, 수질오염 등 물리적 리스크는 금융 안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동시에 생태계복원, 오염저감, 자연기반해법(NbS) 투자 등은 새로운 금융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체계적 진단과 공시를 통한 이해관계자 신뢰 확보가 필수적이다.
기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의 차별성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보고서인 반면, 자연자본 공시 보고서는 생태계 서비스와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의 연계성을 분석하고 리스크와 기회 관리 방안을 심층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환경의 한 축을 독립시켜 전문화한 보고서가 TCFD가 있다면, 또 다른 환경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TCFD와의 차별성은 TCFD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에 초점을 두는 반면, 자연자본 공시는 TNFD 권고안을 바탕으로 기후뿐 아니라 토지 이용, 수자원, 생물다양성, 공해 등 더 광범위한 자연 리스크를 포괄한다는 점이다. TCFD가 '탄소·기후 리스크'에 집중한다면, TNFD 기반 자연자본 공시는 '기후 + 자연자본'이라는 확장된 범위를 다루는 것이 핵심적인 차별점이다."
▶ 이번 보고서에서 KB금융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어떤 자연자본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그리고 이로 인한 금융 리스크가 어떻게 분석되고 측정됐는지 구체적인 결과를 설명해달라
"산업별 의존도와 영향도 종합 결과 '소재' 부문이 높은 중요도로 나타났다. 의존도는 '필수 소비재' 부문이, 영향도는 '소재' 부문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요 산업 세부 분석 결과, 동일한 산업군 내에서도 업종별로 의존도와 영향도가 상이했다. 의존도 측면에서는 필수 소비재, 헬스케어 산업 내 세부 업종(식료품/주류, 의약품 등) 분석 결과 생태계 서비스 중 '수질정화, 강우조절'에 의존하고 있음을 도출했다. 영향도 측면에서는 에너지, 소재 산업 내 세부 업종(원유, 농화학 등) 분석 결과 생태계 서비스 중 '교란, 수질오염'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도출했다.
리스크 도출 결과로는 물리적리스크가 강우조절 기능 약화(10%노출), 수질정화 기능 저하(8%노출)이고, 이행리스크는 생태계 교란(22%노출), 수질오염(21%노출)이다."
▶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된 생물다양성 리스크 관리, 오염 저감 투자 등의 실행 계획은 무엇이며, 기존 K-Bee 프로젝트나 KB 바다숲 프로젝트와는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도출한 '교란', '수질오염', '강우조절', '수질정화' 리스크 요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SBTN(Science Based Targets Network)이 제시한 AR³T(Avoid-Reduce-Restore&Regenerate-Transform)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여 측정가능한 목표 및 지표를 수립했다. 실행 계획에 대해서는 보고서 28~33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 KB금융이 이번 자연자본 공시 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주요 리스크 중 가장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자산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 생태계 서비스를 검토했고, 중대 리스크 시나리오를 도출했으며, 자연자본 관련 리스크와 기회의 잠재적 재무영향을 도출했다.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 25~27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 이번 자연자본 공시 보고서가 KB금융의 향후 경영 의사결정과 업무 프로세스에 어떻게 활용될 예정이며, 다른 금융기관들의 유사한 공시 확산에 어떤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가
"자산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 생태계 서비스를 검토했고, 중대 리스크 시나리오를 도출했으며, 자연자본 관련 리스크와 기회의 잠재적 재무영향을 도출했다.
KB금융은 이번 자연자본 공시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 등의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공시를 고도화하고, 정부의 생물다양성 정책과 연계한 활동을 강화해 나가며, 자연자본 관리 로드맵을 기후변화 대응과 연계하여 통합 추진해 나가겠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