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수주 자금조달·국내 PF 안정성에 긍정 효과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한국 정부가 최근 미국과의 무역·투자 협상 과정에서 한미 통화스왑 개설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요구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에서 현금 직접 출자 비중을 늘리라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으며, 구체적인 합의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무제한 통화스왑’이라는 표현이 언급됐지만, 미국이 비기축통화국과 무제한 스왑라인을 맺은 전례가 없어 실제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한편 건설업계에서는 통화스왑 체결이 간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금융권의 달러 조달 비용이 낮아질 경우,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건설사들이 자금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사우디 네옴시티, 카타르 인프라 사업 등 중동권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금융지원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삼성물산 역시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등 해외 메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 달러 유동성 안정이 곧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GS건설은 미국 배터리 공장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통화스왑으로 달러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 현지 투자 및 공사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DL이앤씨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국내외 민자사업에 적극적이며, 안정적인 달러 자금 접근성이 필요하다. 포스코이앤씨는 동남아 인프라와 플랜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어, 환율 안정과 금융시장의 신뢰 확보가 사업 추진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환율 안정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원화 약세로 철강재, 시멘트 원료, 기계류 등 수입 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건설사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됐는데, 통화스왑이 체결되면 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워 환차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국내 부동산 PF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 변동과 자금 경색으로 PF 부실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외환시장 안정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방지하고 금융시장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재개발·재건축 등 대규모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건설사들의 부담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 전문가는 “통화스왑은 건설사에 직접적인 현금 유입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달러 유동성 안정 확보가 해외수주와 PF 시장 안정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며 “무제한 스왑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지만, 제한적 규모라도 라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