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롯 세아제강·휴스틸 등 참여 가능성
불확실한 경제성은 리스크, 정부 대미 투자 패키지 포함 여부 주목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철강업계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역점 사업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두고 셈법에 들어갔다. 연내 최종투자결정(FID)을 목표로 하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약 1300km에 이르는 송유관 건설이 포함돼 있어 대규모 특수강재 수요가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성 불확실성과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커 정부 지원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1일 LNG 프로젝트 개발사 글렌파른과 연간 100만톤 규모의 LNG를 20년간 공급받는 예비계약(HOA)을 체결하며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참여 의사를 드러냈다. 이번 계약은 구속력이 없지만 사업성이 확인될 경우 송유관 건설에 포스코 철강재를 공급하는 방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송유관에 쓰이는 지름 42인치(약 106.7㎝) 대구경 강관은 고압과 극저온 환경을 견뎌야 하는 특수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등이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원재료인 열연강판과 후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주로 공급한다.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도 지난 3월 “알래스카 프로젝트가 현실화한다면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국제강 역시 참여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 수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국내 철강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해외 초대형 인프라 사업 참여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LNG 프로젝트 참여는 국내 철강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담 요인도 만만치 않다. 알래스카 특유의 혹독한 기후와 열악한 인프라는 공사비 상승과 일정 지연 리스크로 직결된다. 과거 엑손모빌조차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프로젝트에서 철수한 전례가 있어, 철강업계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수요가 예상되지만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참여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결국 철강업계의 참여 폭을 가를 관건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다. 한국은 지난 7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약속했으며, 알래스카 프로젝트가 이 패키지에 포함될 경우 수익 보장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 정부와 기업 간 투자 수익 배분이 명확히 정리돼야 민간기업도 적극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강업계는 당장 참여를 서두르기보다는 사업 타당성과 수익성 검증 결과, 그리고 정부의 투자 패키지 협상 결과를 지켜보며 참여 여부를 조율할 전망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기술력 과시와 해외 시장 확대의 기회이지만,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