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10조 출자, 하나 대전 밀착, KB 계열사 통합 전략
- 자본규제 완화로 31조원 여력 확보…금융지주 생산적 금융 확대 전망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주요 금융지주 3곳이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 발표 10일 만에 일제히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우리금융그룹은 국민성장펀드에 민간 최대 규모인 10조원 출자, 하나은행은 대전 지역 펀드 1000억원 출자, KB금융은 계열사 통합 협의회 구성을 각각 발표했다. 12월 출범 예정인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앞두고 금융지주들이 각자의 강점을 내세운 차별화 전략을 선보인 것이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생산적 금융 대전환 정책의 핵심은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은행·보험 자본 규제 합리화다. 정부는 부동산 중심 금융 구조를 첨단·혁신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권을 향해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 달라"고 직접 주문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주요 은행장과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내부에 묶인 자금을 기업 현장으로 끌어오라"고 요청했다.
29일 우리금융그룹은 민간 금융기관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10조원을 국민성장펀드에 출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국민기금 부분 75조원의 13%에 해당하며, 5년간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 등 총 8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대전 D-도약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해 총 2048억원 모펀드 중 48.8%를 차지하는 최대 출자자가 됐다. 이 펀드는 향후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해 400개 이상 혁신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금융은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그룹 생산적 금융 협의회' 구성을 발표하며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계열사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혔다.
KB증권이 22일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 규제 합리화 정책으로 은행권 총자본비율이 평균 24베이시스포인트(bp), 금융지주는 19bp 개선될 전망이다. 주식 위험가중자산(RW) 비율이 400%에서 250%로 하향 조정되면서 기업금융 확대를 위한 자본 여력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최대 31조6000억원의 투자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자본 여력 개선이 금융지주들의 대규모 생산적 금융 투자 계획에 뒷받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지주 CEO들은 각자의 전략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CEO 합동 브리핑을 주재하며 "저성장 국면을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서 기업과 산업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충청은행부터 이어진 60여년 대전 인연을 바탕으로 실질적 지방은행 역할을 수행하며 딥테크 기업을 중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포용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함께 추진하되, 소비자 권익을 최우선에 두고 질적 성장과 자본 비율 관리를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들이 12월 국민성장펀드 출범을 앞두고 각자의 강점을 내세운 경쟁에 나섰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규모(10조원 출자), 하나은행은 지역 밀착(대전 펀드 1000억원), KB금융은 그룹 시너지(계열사 통합)를 차별화 전략으로 제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정책 발표 직후 금융지주마다 자신의 경쟁력을 살린 생산적 금융 모델을 경쟁적으로 제시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