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성장 견인…3년간 순매수 4.1조원 유입
다만 삼성·미래와 격차 여전, KB와의 3위 경쟁 치열
자체 지수 설계·신상품 개발 통해 경쟁력 강화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삼성·미래에셋 등 대형사의 독주 체제가 굳건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소형사들이 차별화된 상품 전략과 기민한 시장 대응을 앞세워 틈새를 파고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초’ 타이틀을 내세워 시장의 관심을 끌거나, 특정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선두를 차지하며 대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의 「중소형사발 운용업계 여진」은 자본 규모는 작지만 독창적인 상품 기획력과 선제적 투자 아이디어로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소형 운용사들의 행보를 따라가 본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삼성·미래에셋 양강 체제가 굳건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최초’ 타이틀을 앞세워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금 현물·원자력·채권혼합형 등 국내 최초 ETF를 잇달아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구축했다. 또 글로벌반도체·빅테크 ETF 등에서 업계 선두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며 중소형사 반란의 대표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금·반도체·빅테크 ETF, 성과 입증...개인 매수 비중 40% 업계 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은 국내 최초 금 현물 ETF로, 금리 변동기에 안전자산 수요를 흡수하며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 순매수액만 5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또 미국 나스닥100·S&P500 채권혼합형 ETF, 원자력 테마 ETF, 미국 배당다우존스 ETF, 중국 BYD밸류체인 테마 ETF 등 시장에 없던 상품을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퍼스트 무버’ 입지를 굳혔다.
성과도 눈에 띈다. 2021년 12월15일 상장한 'ACE KRX금현물 ETF'은 순자산 2조408억원으로 국내 금 현물 ETF 중 최대 규모로 자리매김했고, 1년 수익률도 62%를 상회했다.
선두 ETF 상품을 제치고 성과를 보인 상품도 있다. '글로벌반도체TOP4 Plus ETF'는 최근 1년간 수익률 50.2%로 업계 최고였으며, 7개월 먼저 시장에 진출한 신한자산운용(36.2%)을 큰 격차로 앞섰다. 2022년 11월 상장 이후 270%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미국빅테크TOP7 Plus ETF 역시 최근 1년간 19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시장 신뢰를 확보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성과 뒤에는 개인투자자 중심 성장세가 있다. 2022~2024년 ACE ETF 개인 순매수액은 4조1000억원으로, 미래에셋 TIGER(12조9000억원), 삼성 KODEX(7조3000억원)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ACE ETF 전체 순자산액은 10조원 늘었는데, 이 중 40%가 개인 매수였다. TIGER의 개인 순매수 비중은 32%, KODEX는 19%에 그친 점과 비교하면 ACE ETF 성장의 주체가 개인투자자라는 사실이 도드라진다.
치열한 3위 경쟁 속 '개발–운용–마케팅' 유기적 협업으로 차별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러한 성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개발–운용–마케팅’ 유기적 협업 체계를 강조하고 있다.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리서치·마케팅 부서가 참여해 투자자 수요를 반영하고, 운용부서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
다만 과제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9조9335억원의 ETF 순자산을 운용하며 전체 3위를 지키고 있지만, KB자산운용(19조6688억원)과 격차가 근소하다. 신한자산운용(10조2723억원), 한화자산운용(6조7384억원) 등 다른 중소형사의 추격도 거세다. 특히 삼성·미래에셋과는 여전히 수십조원 차이가 벌어져 있어 안정적인 성과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체 지수 설계와 신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23년 이후 출시한 ETF의 순자산 증가분이 전체 운용자산(AUM)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신상품 기여도가 크다는 점을 발판으로, 연금시장 특화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연금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 장기·적립식 투자에 최적화된 ETF를 늘려갈 방침이다. ACE 미국나스닥100 ETF가 연금계좌(개인연금 100%, DC형·IRP 70%) 투자 가능 구조로 설계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타사 대비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만큼 개인이 원하는 상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ACE ETF만의 길을 찾겠다”며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마케팅과 투자자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