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현지 규제 대응·수익모델 현지화가 핵심 관건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토스뱅크가 국내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해외 진출 카드를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동남아 신흥시장은 금융 인프라 성장성과 디지털 금융 수요가 모두 높아 인터넷전문은행의 ‘2차 성장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토스뱅크의 글로벌 확장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규제, 자본, 경쟁이라는 삼중 난관이 동시에 존재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현재 해외 시장 진출 시점과 전략적 우선순위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동남아시아를 유력한 진출 지역으로 설정하고 현지 금융 규제 환경, 핀테크 생태계, 디지털 뱅킹 경쟁 구도를 모니터링 중이다.
토스뱅크가 동남아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전통 금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성숙하지만 모바일 뱅킹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젊은 인구층과 빠른 디지털 전환 속도가 맞물리며,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인터넷은행이 경험한 고성장 모델을 현지화해 재현할 수 있는 잠재 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진출 과정에서 가장 높은 장벽은 규제다. 동남아 각국은 금융업 진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외국계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는 지분 구조·거버넌스·IT 인프라 등 까다로운 허가 요건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면 현지 파트너와의 합작 구조 또는 자회사 설립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자본 확충 문제도 핵심 과제다. 토스뱅크는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키워왔지만, 해외 법인 설립 및 인프라 투자에는 막대한 초기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국내처럼 단일 라이선스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복수 국가 진출을 추진할 경우 자본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
경쟁 환경도 결코 만만치 않다. 이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이 동남아 시장 진출을 검토하거나 탐색 중이고, 싱가포르·홍콩 등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현지 은행이 합작한 디지털은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계·동남아 토종 디지털은행도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어서 후발주자인 토스뱅크가 차별화 전략을 제시하지 않으면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
토스뱅크의 강점은 ‘플랫폼 경쟁력’이다.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앱을 통해 쌓아온 사용자 기반, 데이터 분석 능력, 빠른 상품 기획 및 실행력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 단, 이 강점을 현지 규제와 문화, 금융 인프라 환경에 맞게 정교하게 현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 금융IT 전문가는 “동남아 시장은 성장성이 크지만, 진입 규제가 까다롭고 경쟁도 치열하다”며 “단순한 플랫폼 이식 전략으로는 성공하기 어렵고, 현지 파트너십과 규제 협업 모델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가 해외 진출을 위해 단독 진출보다는 합작 또는 전략적 제휴 모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본 부담을 줄이면서도 규제 허들을 넘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현지 은행 간의 합작 디지털은행이 이미 운영되고 있다.
결국 토스뱅크의 글로벌 진출은 “언제, 어디에, 누구와 함께 진출하느냐”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고성장 경험이 해외에서도 통할지, 그리고 규제·자본·경쟁이라는 삼중벽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돌파하느냐가 향후 토스뱅크의 글로벌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해외 진출을 선언하는 시점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제2의 성장 전략’이 될 것”이라며 “성장 속도보다는 지속 가능성과 규제 대응 역량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