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10%→33% 3배 강화, 사망 2명 이상 확대…정성적 평가만 치중한 기존 체계 한계
- 대출·보험·투자 3중 타격, 정책금융 0.8%p 우대 인센티브로 양방향 대응 체계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중대재해가 은행 대출부터 보험료, 연기금 투자까지 모든 금융거래 결정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4일 중대재해 기업에 대한 ESG 감점 비율을 33%로 상향하는 평가 체계 개선안을 의결했다. 이는 정부가 올해 8월 발표한 '중대재해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 세부방안'의 핵심 이행 조치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은행 신용평가 기준에 중대재해 이력 반영, 보험료 최대 15% 할증, 상장사 즉시 공시 의무화 등 금융 전 부문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중대재해 1회 발생 기업은 대출 감액·보험료 할증·연기금 투자 배제라는 3중 타격을 받게 됐다.
기금위는 중대재해 1회 발생 시 ESG 평가 산업안전 배점의 33%를 감점하기로 했다. 기존 10%에서 3배 이상 강화된 것이다. 감점 대상도 산재 다발 사업장에서 연간 사망자 2명 이상 발생·중대 산업사고·산재 은폐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 기업의 ESG 등급이 급락하고 국민연금 투자가 축소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상장기업 대상 61개 ESG 비재무 지표를 평가해 투자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다.
그간 금융권은 ESG 평가를 운영했지만, 중대재해의 실질적 리스크 반영에는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의 기존 감점 10%는 ESG 등급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고, 산재 다발 기준은 사후 평가여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은행권도 중대재해를 여신 심사에서 명시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지배구조, 평판, 내부통제 등 정성적 요소만 고려했을 뿐 영업 현장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이력이 신용평가 항목과 등급 조정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이번 개편을 통해 중대재해 이력을 신용평가의 핵심 항목으로 격상하고 올해 안에 신용평가 기준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8월 간담회에서 "그간 금융권은 ESG 평가를 운영해왔지만 중대재해의 실질적 리스크 반영에는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개편을 통해 자금중개라는 금융의 본질적 기능과 리스크 관리 특성을 활용해 중대재해 근절 같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금융이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 1회 발생만으로도 기업은 ESG 등급 급락, 대출 한도 축소, 보험료 할증이라는 복합 영향을 받게 됐다. 국민연금은 1000조원 규모 기금으로 ESG 평가 결과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다. 은행권은 연내 신용평가 기준 개정을 완료하고 한도성 대출약정에 '중대재해 발생 시 감액·정지' 조항을 추가할 예정이다.
정책금융기관은 페널티와 함께 인센티브도 제공하는 양방향 대응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안전 설비 투자 기업에 최대 0.8%포인트 금리 우대를 제공하고,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은 안전 우수 기업의 금리·보증료를 우대한다. 중대재해가 기업 신용등급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안전 관리 역량이 자금조달 비용을 좌우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기금위는 이날 급여 지급 예산 1조2500억원 추가 확보 안건도 의결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